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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슈] 저 평행한 소실점 속으로 -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 워터파크역

슈뢰딩거의 구름 2017. 12. 26. 00:30



다녀온 날  2016.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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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평행한 소실점 속으로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 워터파크역


한줄 평 : 간척지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물 속에서.



도시철도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  워터파크역 ㅣ 역번호 M05 ㅣ 인천 중구 운서동 소재

2016.02.03 영업시작 ㅣ 상대식 승강장(2타는곳 2선) ㅣ 출구 1개소




사실 이 포스팅의 제목은 적절하지 않다. '평행한 소실점'이라니, 소실점이라는 것 가체가 평행선들이 모이는 것인데... 사실 소실점이라는 건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의도적으로 차원을 하나 줄이면서 만들어낸 가상의 점일 뿐이다.


이 글에 들어가기 엎서, 필자인 나는 미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임을 말씀드린다.이와 관련된 학교를 나오던가 강의을 들은적도 없을 뿐더러 재능도 없다. 그러니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봐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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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남측유수지


국제업무단지역에서 탄 열차. 출입문이 닫히고 출발합니다. 전 역 포스팅에서 보았겠듯이 바다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건너편에서 오는 열차와 교행하고, 그러고 다시 황해와 그 옆의 유수지를 따라 한참 달린다. 한 3km정도, 이런 작은 규격의 열차 답지 않게 약간 긴 거리를 달립니다. 여기가 바로 자기부상열차에서 가장 긴 역간거리를 자랑하는 구간이지요. 달리는 에코비[각주:1]안, 워터파크역에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자, 어린 여자아이가 부모뻘 되는 여자에게 묻는다. 여기 워터파크가 있는데 놀고가자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여기 워터파크가 없다고. 그렇지만 워터파크 역이라고." 하지만 제 (이럴때만)소심한 성격으로 말도 조용히 워터파크 역에 하차합니다. 역시 내리는 사람은 저 하나 뿐입니다. 이 마을도 없는 구석에 내릴 사람이 있냐는 둥 말이죠.



떡 없는 떡볶이, 워터파크 없는 워터파크역, 삭막함이 남아...




이  역의 이름은 워터파크역입니다. 그치만,아무리 위성사진을 봐도 워터파크는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보령에서 이전해 온 경정훈련원 뿐입니다. 경정이란 경정. 고속정을 이용한 일종의 도박으로 경마와 유사합니다. (시실 에게 워터파크역 역세권에 전부죠...)이것이 어찌 된 일일까요. 이 일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천국제공사는 현재, 사진에 보이는 거대한 영중도 남측 유수지[각주:2]에 "캠핑스키국제레저단지"라는 거대한 수상스포츠 워터파크를 만들 계획을 발표합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자기부상철도역을 건설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업은 계속 늦어져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이와 같은 이상한 역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각주:3] (갑자기 신길온천역이 떠오릅니다. 결국 온천계발계획은 취소되고, 돈이 없어 역명도 못바꾸고...)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 보니, 워터파크역이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 역들 중 꼴지인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국제업무단지역에 절방에 불과함,)




그나져나 종점인 용유역과 단 한정거장밖에 남지 않았다는것도 이 역의 특징으로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로 인해 방향을 알리는 안내판에 여백이 많습니다. 여백의 미인가요.




워터파크역의 측징 하나, 승강장 천장 중 일부가 보시다시피 채광이 되게 설계되어있습니다. 근데 제가 간 날이 장날인지라 정작 있으나 마나였지만요... (4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실내에 불을 켜놓았습니다.)




대합실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바로 옆이 공터라 뻥 뚫려있어 그런지 몰라도 매우 밝다는 느낌을 받은 통로였습니다.그리고 그 공터에는 보이시다시피 공항철도 용유차량기지가 위치해 있습니다. 자기부상철도보다 빠른 2007년즈음에 완성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워터파크역 대삽실 모습. 지금 생각해보니, 하나같이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의 역들에는 하나같이 간이역무실이 없군요(...). 뭐 어쩃가니 대합실 역시 한산합니다. 




역안내도


자, 이번에도 대합실 문을 역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매우 평범하게 생긴 시설이 저를 맞이해줍니다. 약간 출구가 양쪽에 2개 있을것 같은 구조이지만, 한쪽으로 하나만 있는게 특징. 훗날 증축할지는 잘 모르겠네요(가능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워터파크역에서 바라본 정체불명의 시설. 경륜경정사업본부 홈피에 들어가니, 저게 경주 시 시작 신호를 알리는 심판탑이라고 하더군요[각주:4]



점점 쓸데없는 사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설명이 짧아지고 있네요. 사진은 유일한 1번출구로 내려왔을 때 본 풍경.



약간 한발 뒤로 가 워터파크역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근데, 이때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리더군요, 약간 좀 무섭기도 하고... (이럴때만 또)소심한 저는 빨리 출사를 끝내야지 하고 마음먹습니다. 여담이지만, 요 1번출구 앞에 약간 공원같은걸 꾸며놨습니다. 따른 분 블로그를 참고하니, 여기에 예술 작품같은 것들을 가져다 놓은 모입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경정훈련원이 영종도에서 갈만한 곳이라고 추천하는 기사토 찾을 수 있었네요.


저 뻗은 선로를 보며 원근법을 생각하다.



용유역 방면으로 찍은 선로.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직선으로 뻗어 나가는것이 신기합니다. 여기에서는 모든것이 직선입니다. 도로도, 도로의 차선도. 또한 선로도. 게다가 빝도 좁은 구름 사이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이를 빛내림 현상이라고도 하던군요.) 사진속의 여러 직선들, 모두 평행함이 명백하지만, 사진의 제약상 모두 한 점에서 만나게 되어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사진만큼 원근법을 잘 내타내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원근법은 3차원을 2차원에 투시하는 강력하고 매혹적인 장치들 중 하나입니다. 회화, 사진, 설명도 등등 공간을 설명하는것이 직관적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원근법을 바탕으로 물체를 보여줍니다) 찾아보니 원근법에는 여러 종류거 있습니다. 전 여기서 투시 원근법을 위주로 서술해보죠. 이러한 구조의 원근법은 주로 서양에서 사용되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투시 원근법, 이는 거리가 멀어짐에 다라 물체를 작게 그립니다. 이러한 기법은 고대 그리스 등 여러 곳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소실점'과 같은 현재의 원근법은 15세기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 원근법에서는 이 소실점의 수를 기준으로 하여 1,2,3점 투시로 나누나, 영문 위키피디아에 들어가보니 이것 외에도 많더라더고요, 어쩃든,. 위 사진은 모이는 점이 하나니 1점 투시겠네요. 이거 말로 유명한 작품으로는 "미델하르니스의 가로수길(The Avenue at Middelharnis)"이란 작품이 있다고 합니다. 사진보기, 영문위키피디아[각주:5]


Meindert Hobbema 001


덛붇이자면, 카메라 옵스큐라는, 카메라 필름이 발명되지 전에, 보이는 모습을 종이 등에 투시하여 그림 그리는 것을 도와주는 장치가 있었는데, 이와 관련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보는 바입니다.


Hogarth-satire-on-false-pespective-1753


영문 위키피디아를 전전하니, 원근법의 착시를 이용한 여러 예시들이 있더군요. 먼저 Satire on False Perspective라는 패트릴 휴즈의 작품[각주:6]이 대표적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뭐 어쩃든 이 논의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워터파크역 하부의 모습입니다. 자전거 길도 아니고 하여튼 알 수 없는 길이 워터파크역 밑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뭐 어차피 유수지 때문에 가다가 끊기겠지만요. (막다른 길입니다)



다시 대합실로 올라가봅시다. 올라가던 중 벤치가 하나 있습니다. 발길이 가지 않을 듯, 대합실-출구로 이어지는 동선에서 약간 빗겨 있는 의자입니다. 저는 여기서 적막을 느꼈습니다. 





다시 승강장에 올라왔습니다. 제가 타고 온 열차가 어느세 용유역에서에서 회차해 와 워터파크역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뭐 이번에는 동영상 버튼을 눌러 오는 열차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그리고 다시 총소리만 울리는 적막이 흐릅니다. 그리고, 다시 열차가 도착합니다. 



P.S) 여담으로 열차를 기다리던 도중, 열차 위치가 표시되는 기기(갑자기 이름을...)가 고장났는지, 창이 떠 있더군요.



 지도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 워터파크역





승하차 통계

자기부상열차 수송실적 (16년)

출처 : 공항철도와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이용객 상관관계 분석 (http://railway.or.kr/Papers_Conference/201611/pdf/KSR2016A309.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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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5 슈뢰딩거의 구름 씀 

 

 


  1. 인천공항자기부상철도에서 운영되는 노란색 열차의 별명 [본문으로]
  2. 인천국제공항의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인공 저수지 [본문으로]
  3. 워터파크 개발부지 10년째 낮잠 - 2017.06.14 기호일보 [본문으로]
  4. http://www.krace.or.kr/contents/train/boatIntroPage.do [본문으로]
  5. https://en.wikipedia.org/wiki/The_Avenue_at_Middelharnis#/media/File:Meindert_Hobbema_001.jpg [본문으로]
  6. https://en.wikipedia.org/wiki/Perspective_(graphical)#/media/File:Hogarth-satire-on-false-pespective-1753.jpg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