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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이번역은] 강남 도곡역 | 타워팰리스와 편리한 3호선-분당선 환승역

슈뢰딩거의 구름 2020. 4. 13. 16:53

다녀온 날: 2017.02.15

 

 서울도시철도 3호선 도곡역  |  역번호 344  |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도곡동) 소재 

 1993.10.30 개업  |  2 승강장 2타는곳, ㅁ|  |ㅁ)  |  출구 4개소 

 

 수도권광역철도 분당선 도곡역  |  역번호 K217  |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도곡동) 소재 

 2003.09.03 개업  |  1 승강장 2타는곳, |ㅁ|)  |  출구 0개소 

 

 

한국 고급 공공주택의 대명사가 된 오피스텔 '도곡동 타워팰리스'. 그리고 그 아래 전철역 '도곡역'에 관한 이야기. 지금바로 시작합니다.

 

그래디언트를 적용해봤습니다.

 S#.1  이번역은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도곡, 도곡역입니다.

 

◈ 남부순환로 상에 (또) 위치한 도곡역

 

아직 두 역밖에 지나지 않아 생생한 답사의 기운을 담아 도작한 도곡역!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 서울시내버스는 저를 도곡역에 사뿐히 내려주었답니다. 하지만 답사기 작성은 꽤나 힘이 드는군요.

 

 

도곡역 또한 아까 봤던 매봉역처럼 남부순환로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3호선은 양재역에서부터 도곡역을 지나 학여울역까지 남부순환로를 따라가기에 벌어진 현상(?)이죠. 이렇게 '현상'이라는 말을 쓰니까 엄청  글이 과학적으로 보이는것 같군요. 저만 그런가요? 흠.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도곡역 3번출구의 모습. 살짝 오래됬지만 한쪽 방향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자자, 이제 힘내서 도곡역도 출구를 둘러보자고요. 환승역이지만 출구는 4개에 불과해 답사하기 참 편합니다.

 

2번출구

분당선이 따라가는 선릉로와 3호선이 따라가는 남부순환로가 만나는 도곡역 사거리를 빙글 돌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은 2번출구로 바로 앞에 도곡역과 접하고 있는 동부센트레빌아파트의 상가가 보이는군요.

 

 S#.2  도곡동 타워펠리스로 가실 고객께서는 이번역 4번출구로 나가시기 바랍니다.

 

도곡역 2번출구에서 바라본 도곡역 교차로

2번출구에 서서 도곡역 교차로를 바라보면 뭔가 벽처럼 높고 거대하고 재미없게(!) 생긴 건축물이 하나 보입니다. 남의 출입을 절대 허가하지 않겠다는 듯 저층부는 수풀로 뒤덮혀 있는 형세. 바로 그 유명한 타워펠리스 주상복합입니다.

 

4번출구와 함께 찍은 타워팰리스

나름 삼성에서 공을 들여 만든 건물 정도로 소개하겠습니다. 삼성물산, 삼우토건, 미SOM에서 설계했고 삼성건설이 지었습니다. 2002~2004년에 입주를 했고, 완공 당시 G동(3차)가 263m/69층으로 국내 최고층 건물의 타이틀을 7년동안 유지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기록은 부산 해운대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주상복합아파트에 의해 깨지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자리는 공군사관학교 부지였고, 삼성그룹이 사들여 신사옥을 지으려 했다고 합니다. 이때가 94년도 무렵이었는데 이후 IMF가 터지면서 무산되었고 대신 지은 것이 타워펠리스다. 이렇게 위키백과에서는 설명하고 있더군요.

 

하여튼 이 주상복합은 초창기에 지어진 타워형태의 아파트었고, 마치 고급주택의 대명사처럼 굳어지게 됩니다. 이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 뉴스에 오르내릴 정도이니 말이죠. 그리고 대충 네이버에 검색하면 최근 실거래가가 30억이라고 뜨더군요.

 

사진 돌려막기 중

이 건축물의 유명한 특징 중 하나는 폐쇄성이죠. 대표적으로 엘리베이터까지 카드를 찍어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1)동아일보와 건축잡지SPACE에서 전문가 설문을 통해 조사한 한국 현대건축 WORST에서 9위에 오르는 기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가사의 내용을 인용해보죠. “왜곡되고 폐쇄적인 주거 문화의 상징이다.”(조준배 앤드건축). “그들만의 건축물로 한국 사회의 계층화를 심화하는 데 한몫했다”(이기옥 필립종합건축)

 

그리고 제가 늦은 오후에 방문에서 잘 느껴지지 않지만, 한낮에 타워펠리스 뒷편은 늘 그늘져있어요. 이 그늘에 위치한 것이 비리로 유명한 유명한 숙명여고입니다. 반면 타워펠리스 앞에는 양재천이 흐르고 있어 햇빛을 막는 건물이 없습니다.

 

 

선릉로를 건너 1본출구 쪽으로 걸어갑니다. 사진은 분당선의 다음 정거장인 한티역 방면인데 살짝 언덕이 져 있습니다.

 

 

길 건너서 도착한 도곡역 1번출구의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여기도 올라가는 방향의 에스컬레이터만 있습니다.

 

다시 찍어본 도곡역 교차로. 아까 타워팰리스는 한 화면에 담기지 않은 반면, 반대편 우성아파트는 한 화면에 다 담기네요. 그나저나 이 교차로와 규모. 전혀 환승역이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걸어다니는 사람이 없습니다. 2018년 기준 하루에 이용하는 사람이 3호선 12112명, 분당선 13764명으로 다음역인 비환승역 분당선 한티역(29737명)보다 적고 3호선 비환승역 매봉역(21699명)과 바슷합니다!

 

고등학교는 표시 안 하려고 하는데... 숙명여고가 전국적으로 너무 유명해져 버려서 말이죠

 

교차로에 접하는 4개 면 중 한 면은 학교뿐이고, 한 면은 대중교통과 거리가 먼 고소득층 거주지(타워팰리스)인지라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큰 상업시설이 형성된 것도 아고, 지하철역이 빽빽한 남부 강남 특성상 버스타고 올 사람도 적겠죠.

 

 S#.3  3호선 대화, 오금, 분당선 왕십리, 수원방향으로 가실 고객께서는 이번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 웅장한 도곡역

 

3호선 대합실(지하1층)

 

이제 본업(?)인 도시철도 얘기로 돌아오자고요. 도곡역은 타워팰리스가 없어도 역 자체만으로 매력적인 역입니다. 여기서 매력적이란, 역 구조에 있어 설명할 점이 많다는 것!

 

엉성하게 생긴 도곡역사거리와 달리 도곡역은 전전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거대합니다. 지하1층부터 분당선과 3호선 대합실이 각각 존재하니까요.

 

그래서 관리가 힘들었는지 도곡역에는 이렇게 막혀진 계단이 존재합니다. 3호선 도곡역에서 지하1층 대합실 -> 개찰구가 있는 지하저 2층 대합실로 내려가는 두 계단 중 한 곳이 막혀있는 겁니다. 저 버려진 공간의 활용은 이따가 사진과 함께 언급해 드리죠.

 

한편, 지하1층 대합실에서 중앙에 있는 3호선 타러가는 곳을 뒤로 하고, 다시 대합실 구석으로 왔습니다. 여기는 분당선 개찰구입니다. 3호선 승강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합실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분당선이라고 또 역 기둥 색이 변했어요.

 

3호선 대합실 (지하1층->지하2층 계단)

다시 3호선 대합실로 되돌아왔습니다. 아까 봤던, 그 막혀있던 계단의 반대편이에요. 3호선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측되는 연한 붉은색 타일의 대합실!. 그나저나 분당선도 같이 탈 수 있다고 안내되는 것은 무엇? 실은 분당선과 3호선 환승통로가 짧기 때문에 뭐 여기로 분당선 타러 내려가도 상관 없습니다.

그나저나 두 층을 뚫어 놓아서 상당히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역시 웅장한 도곡역.

 

지하2층 개찰구를 찍고 난 모습. 사실 아까 분당선 개찰구를 통해서도 이 공간으로 내려 올 수 있습니다.

3호선과 분당선 타는곳이 같이 안내되어 있는 것이 포인트라면 포인트. 여기서도 3호선 승강장, 분당선 승강장 모두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분당선이 섬식 승강장이기에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분당선 표지판의 행선지가 같아요.

 

아까 사진 의 반대편. 여성창업플라자라고 적혀 있는 저 상가가 바로 아까 봤던 폐쇄된 공간의 정체입니다. 서울시측에서 뭔가 열심히 만든 시설 같은데. 그래도 이런 유휴 부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분당선은 한국철도공사, 3호선은 서울교통공사(답사당시 서울메트로)로 한 역에 두 개의 관리주체가 있다 보니, 이렇게 시설물 유지기관을 표시해 놓은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지하2층 대합실을 구석에서 바라 본 모습. 사진 뒤편이 분당선 타는곳이다.

이제 슬슬 분당선으로 내려갈지 3호선으로 내려갈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미 대치역은 답사한 적이 있고, 저는 최종적으로 분당선을 탈 것이니까 우선 3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보도록 해요.

 

도곡역 역명판. 동네 뒷산인 매봉산에 톡 튀어나온 부분(산부리)에 돌이 많이 박혀 있어 독부리라 한 것이 유래라고 합니다. 이게 변하여 독구리, 독골이 되어 현재의 도곡(道谷)이 된 것이죠 (2)

 

자. 3호선 승강장으로 내려왔습니다. 흔한 스크린도어죠. 하지만 여기에도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건너편 승강장이 머~얼리 떨어져 있다는 것. 매봉역의 구조가 (ㅁ||ㅁ)였다면 도곡역의 승강장 구조는 (ㅁ|         |ㅁ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승강장 중앙에서 보면 반대편 승강장을 멀리서나마 바라볼수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벽으로 막혀 있습니다.

 

 

(3) - 배선도참조

 

왜냐하면 이 역과 대치역 사이에 주박, 회차용 선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600m 떨어진 바로 옆 대치역이 뜬금 없이 섬식 승강장이 된 이유입니다. 3호선 남부터미널-오금 구간(12개역) 중 유일한 섬식 승강장이라고요.

 

  하여튼 이 역에서 운영을 마치는 도곡행 막차가 있고, 아침에 이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있습니다.

 

 

◈ 3호선 - 분당선 환승은 빠르고 편리한 도곡역에서!

 

도곡역 승강장 모습. 매봉역과 아주 흡사한 모습입니다. 단, 저 분당선 환승띠만 빼면 말이죠. 네. 이번에는 3호선 - 분당선 간 환승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곡역의 환승 방법은 간단해서 두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① 3호선 승강장 중앙으로 이동한다. ② 계단을 내려간다

 

분당선 승강장은 섬식 승강장이기 때문에 아무 계단으로 내려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승강장에서 방향을 잘못 고르면 안 되겠죠?

 

여기가 ①에 나온, 3호선 승강장 중앙부입니다. 딱 봐도 색이 변하는 것이 보이시죠. 여기로 들어갑시다.

 

그러면 또 무언가 웅장한 공간이 나옵니다. 다만 3호선 측은 환~했던 반면 분당선 측은 컴컴하네요. 

사진은 3호선 승강장과 같은 지하 3층입니다. 아까 지하 2층 대합실로 올라갈수도, 지하4층 분당선 승강장으로도 갈 수 있는 공간!.

 

 

자. 그리고 도착한 도곡역 승강장. 3호선 승강장 밑을 파들어가서 그런지 기둥들이 상당히 두껍습니다. 그래서 섬식 승강장이라는 사실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군요.

 

 

도곡역의 분당선 역명판과 찍어 본 분당선 승강장.

분당선 승강장도 3호선만큼은 아니지만 특별합니다. 분당선에서 유3한 섬식 승강장(|ㅁ|형태)이거든요. (왕십리역, 도곡역, 복정역). 나머지는 상대식승강장(ㅁ||ㅁ)이거나 쌍섬식(|ㅁ||ㅁ|) 승강장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중요한 한 마디. 분당선은 3호선과 강남에서 3번 교차합니다. (도곡역, 대청역, 수서역) 그 중 2곳에서 환승할 수 있어요.  3호선 대청역 밑으로 분당선이 지나가지만 분당선은 정차하지 않거든요.

 

도곡역 일대 전철역이 많다고 느껴진다면 기분탓이 아닙니다. 지역 이기주의죠. (매봉역/대치역 답사기 참조)

 

하여튼 이 두 역중 환승이 편리한 역이 바로 이 도곡역입니다. 두 노선이 十자로 만나죠. 반면 수서역은 丁자로 만나느라 환승 거리가 있습니다.

 

과거 3호선이 수서까지만 가던 시절(~2010년)은 수서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야지만 종점의 빈 자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연장된지라, 환승은 편리한 도곡역에서 하는 것이 오히려 더 편리할수도 있겠습니다.

 

 

출처

(1)도시리듬과 폭력적 풍경 사이에서 방황하는 타팰이여! | 동아일보 2013.07.03  (링크)

(2) 강남구향토문화대전 도곡동항목 (링크)

(3) [서울메트로,코레일] 수도권전철 3호선 배선도 | 한우진의 교통평론 2010.02.20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