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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강서 마곡나루역 || 서울의 마지막 미개발지 (마곡지구)

슈뢰딩거의 구름 2021. 11. 16. 10:28

다녀간 날: 2017.10.12

 

  서울 도시철도 9호선 마곡나루역 | 역번호 905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5로 (마곡동) 소재 

  2014.05.24 개업 | 2승강장 4타는곳 (쌍섬식, |ㅁ||ㅁ|) | 출구 2개소

 

 

이 지역은 2021년 현재 개발중인 곳으로, 본 글의 사진은 최근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1. 마곡나루역 가는 길]

양천향교역에서 버스를 타니 갑자기 주위가 온통 공사판으로 바뀌었습니다. 방음벽 사이로 파 해쳐진 흙, 콘크리트 골조만 올라간 건물이 보여 여기가 신도시인 것을 체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방음벽 사이에 껴서 한참을 지나니 마곡나루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2. 마곡역 위 교차로]

마곡역이 위치하고 있는 교차로입니다. 신기하게, 삼거리인 것을 알 수 있어요. 격자 도로망을 바탕으로 한 신도시인데요. 김포공항에서 시작한 마곡중앙5로가 여기서 끝납니다. 왜냐면 서울식물원 부지가 남북으로 길게 마곡지구를 가로지르고 있거든요. (답사 당시 공사중, 위 지도 참조)

 

 

[한강 계획, 수변도시 2008 국제현상공모전 당선작인 Heart of Magok is Nature of Living Water (건축가 김관중)]

원래 이곳은 마곡 워터 프런트타운이라는 이름의 계획 아래 경인 운하를 통해 서해와 연계되는 국제선박터미널이 들어올 계획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마곡나루가 실제 존재했던 나루가 아님에도 이런 역명을 갖은 것입니다. 당연히(?) 사업은 예산 문제로 백지화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한강 뱃길 100, 2007.07.19

마곡지구 수변도시에 '녹색제방' 들어선다, 서울경제 2008.06.24

 

 

[3. 마곡광장 공사현장]

또 사거리 한편에는 마곡광장 공사 현장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완공되었고, 2018년 개통한 공항철도와 연결되는 선큰 가든, 그리고 그 밑에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네요. 물론 이 글은 2017년이 때문에 있어도 모른 척하겠습니다.

 

이처럼 한창 요즘 개발이 마무리 되는 마곡지구는 한동안 서울의 미개발지로 악명 높은 곳이었습니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넓게 펼쳐진 논을 볼 수 있었습니다.

9호선 1단계가 2009724일 개통했을 때, 9호선 마곡나루역도 공사 완료했지만,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기에 2014년까지 무정차 통과한 역사도 있고요, 마찬가지로 5호선 마곡역 역시 열차는 1996년부터 지나다녔지만, 영업은 2008년부터 받았습니다.

 

 

[카카오맵 2008년도 위성사진. 마곡지구 일대]

그러면,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질문은 왜 여기가 마지막 미개발지가 되었냐는 것입니다. 일단 서울의 변두리에 있는 지역이어서가 크겠죠? 애초에, 주변의 등촌지구도 90년대에 건설된 곳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곳 차례인데, 지금의 5호선 발산역 일대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정보단지, 업무-호텔 위락시설, 항공시설을 배치해 강서구의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것이 19931123일 조선일보 기사에서 언급됩니다.

 

서울 강서구는 22일 지난 2년간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준비해온 강서지역 도시기본계획안을 발표, 총 1백30여만 평에 이르는 마곡 발산지구<그림>를 김포-부천 및 고양권을 인접 배후지로 한 서부 서울의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부안을 보면 먼저 김포공항에 인접한 지역 특성을 살려 원당사거리 일대에 국제회의장과 첨단산업정보단지 및 업무-호텔-위락시설을 갖춘 공항관련시설을 집중배치, 강서지역의 중심지로 육성하며 가양하수처리장 부근에는 대단위 항공물류기지를 건설, 유통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마곡-발산동 서부서울 중심지로 개발, 조선일보, 1993.11.23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마침 서울시장도 19957월 자로 최병렬에서 조순으로 바뀌었고요.

주민에 대한 토지보상을 앞두고 서울시가「연기」쪽으로 선회한 이유는 2조 원에 달하는 비용 조달의 어려움 때문.

정보문화 단지 財源(재원)조달 舌戰(설전), 조선일보 1996.03.31


그렇게 공사는 미뤄지게 되었고, 그해 4, 서울시는 마곡지구와 상암지구는 마지막 남은 토지자원의 효율적 관리라는 측면에서 부도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됩니다. 미래를 위해 남겨두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죠.

 

, 1997년에는 2002년 월드컵경기장 부지 터로 상암지구와 함께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상암이 선정된 까닭은 강북의 발전, 그리고 부지가 시유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월드컵주경기장터 `마포 상암지구' 확정(종합) 연합뉴스 1997.19.19

 

 

땅이 땅인 만큼, 마곡지구 개발에 관한 이야기는 꾸준히 나오는 모양입니다. 착공한다! 그러다가, 실제로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091027이 되었습니다.

 

마곡지구 내년 6,7월 개발착수…역세권 10여만평 우선개발, 2001.05.11

마곡지구 개발계획 확정...내년 8월 착공. 2007.04.05

서울 마지막 미개발지 마곡지구 첫 삽, 노컷뉴스, 2009.10.27

 

(현재에 관련된 부분은, 5호선 마곡역 답사기에서 이어집니다)

 

 

[4. 9호선 1번 출입구]

마곡나루역의 9호선 출입구는 단 2개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역 북편의 상업지구 측에만 나 있어서 답사하기는 편한데, 약간 불편할 것 같긴 합니다. 참고로 옆 상가와 지하 통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5. 대합실]

특별한 건 없고, 단지 아직 운행하지 않고 있던 엘리베이터가 인상적이었을 뿐이었습니다.

 

[6. 대합실 2]

전체적으로 역은 사람도 적고, 어두운 분위기. 물론 개통 초기인 2017년의 이야기 (하루평균 이용객 수: 9,176), 지금은 마곡지구 입주가 진행되고 공항철도와 환승이 되며, 급행열차도 정차하므로 (하루평균 이용객, 9호선 19,455명 공항철도 10,261, 합계 29,716) 2년 만에 2배 뻥튀기되었습니다.

 

[6. 승강장]

마곡지구의 중심이 될 역인 만큼 처음부터 급행 정차를 염두에 두고 쌍섬식 승강장 (|||| 구조)로 지어진 마곡나루역의 승강장입니다. 다만, 사람이 없는 관계로 급행이 정차한 건 역 개통 4년 뒤인 2018.12.01인지라, 제가 방문했을 때는 일반 열차만 정차하고 급행 스티커도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 역 앞 뒤로 열차를 돌릴 수 있는 인상선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짧게 쓰려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이상, 여기까지, 마곡나루역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