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날: 2017.02.02
수도권광역철도 경강선 이천역 | 역번호 K417 | 경기 이천시 부발읍 신아로 (아미리) 소재
2016.09.24 개업 | 2승강장 4타는곳 (쌍섬식, |ㅁ||ㅁ|) | 출구 1개소
이천역을 출발한 경강선 전철. 그 흔하디 흔하게 보였던 터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갑자기 드넓은 평야를 질주하기 시작하는 경강선 꼬마열차.
(※저는 SK하이닉스 측과 어떠한 인연도 없는 사람입니다)
S#.1 이번역은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경강선 부발, 부발역입니다.
◈여주평야가 펼처진 이천
저는 이천시내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부발역으로 향했습니다. (이유는 전편 이천역 답사기 참조)
이천하면 생각나는 것은? 임금님표 이천쌀이 떠오르실 껍니다. 전국 대형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하고, 전국 1%가 먹는다고 광고하는 쌀 있잖아요. 하여튼 즉 그 말은 이천에 평야가 펼쳐저 있다는 말입니다.
정확히는 여주평야라고 해서, 이천, 여주 경계지역 (부발, 능서 등)에 퍼져 있습니다. 뜬금 없이 한반도 중반에 이런 평야가 생긴 원인은 남한강과 그 지류들! 사진에 보이고 이천을 가로지르른 복하천, 여주가남, 이천모가로 빠지는 매류천 하천이 만들어낸 범랍원입니다. 유식하게 곡저평야에 속한다고 합니다.
S#.2 SK하이닉스 이천공장으로 가실 승객께서는 이번역에서 내리시기 바랍니다.
◈각종 공장이 들어선 이천
사실 이천이 유명한 것은 쌀뿐만이 아니죠. 다들 기억 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몇년 전 쯤 유튜브에 "이천의 특산품은 반도체다"라는 SK하이닉스 영상광고가 돌았던 적이 있었죠.
이천(이 공장 들어오기 좋긴 합니다. 수도권과 가깝고 땅값도 적당히 쌌으며, 영동/중부고속도로가 지나는 나름 교통의 요지이자 평야지대입니다. 대표적으로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현대엘리베이터, OB맥주, 하이트진로 등등이 들어와 있으며 이들은 이천시 예산산의 상당수를 받혀주는 이천시로써는 좋은 존재입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하이닉스 예기 좀 더 해 봅시다.
◈ 이천의 밥줄? SK하이닉스
(※저는 지리, 경제에 관심이 있을 뿐 SK하이닉스와 관련 없는 사람입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이천IC 일대를 가면 갑자기 뜬금없이 높은 방음벽과 현대적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SK하이닉스. D램과 NAND플래시(~SSD) 메모리 방면으로만 세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회사죠. 특히 D램쪽이 유명합니다. 마침 언론에서 자주 선전하기도 하고요(;;;)
이 회사는 그냥 이 지역에 땅을 갖고 있는 국도건설이라는 건설사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현대전자산업(회장 정주영)에 의해 합병당합니다. 1983년 현대가 반도체 산업에 진출하면서 만든 회사입니다. 거의 창사 초기부터 램 반도체를 다뤘고 그 밖에 카오디오 등 다른 분야를 건들기도 했어요. 90년대 반도체 호황기를 맞은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아직도 하이닉스 앞의 사원아파트, 고속버스 정류장 등에 현대전자 이름이 남아 있더군요.
D램이란?
고우나 미우나 현재 한국(두 대기업)의 압도적으로 중요한 밥줄. 여러분이 컴퓨터 덕후가 아닌 이상 그냥 램, 주기억장치로 불러도 무방합니다.
우리 주변의 컴퓨터(스마트폰 포함)의 핵심 부품. 컴퓨터에서 각종 계산, 제어을 담당하는 CPU(중앙처리장치)를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CPU가 전문 경영인이라면, 램은 그 전문 경영인을 돕는 일종의 비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전문 경영인은 바빠 세세한것까지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챙겨주는 비서의 역할도 컴퓨터가 빠르게 돌아가는데 굉장히 중요합니다. CPU를 만드는 회사는 대표적으로 미국의 인텔, AMD이 있습니다. |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정부의 추진한 빅딜로 LG반도체와 강제합병당합니다.(현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반도체 가격은 회사는 경영난에 봉착했습니다. 현대전자에서 하이닉스로 사명을 바꿨지만 1997년 42,500이던 주식은 여러 악재와 감자를 거쳐 2003년 3월 135원까지 떨어어지기도 했습니다. 2007년에는 D램 생산 기업이 너무 많아져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하이닉스는 잘 살아남았고 2012년 SK에게 인수당합니다.
그리고 다른 반도체 회사들이 죽어 나가고, 2010년대 후반 폭팔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적인 반도체 회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2위 기업(71조).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20조를 돌파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2019년 영업이익이 2.7조원으로 1/10로 떨어지는 등 안정된 핑크빛 전망이라고는 말 못할 처지긴 합니다. 더 자세한 건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하여튼 부발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발전하는 등, 이천 입장에서는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원래 부발의 중심지는 무촌리였습니다. 읍사무소고 거기 있고 지금은 없어진 수려선 철길도 거기로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기존 시가지 남쪽 3km지점에 하이닉스가 들어서면서 지금 부발역이 있는 아미리 쪽이 훨씬 발전했습니다. 아파트도 많고, 시외버스도 정차합니다.
S#.3 이번역은 중부내륙선과 경강선의 분기역이 될 예정입니다.
◈부발역 외부
하여튼 서론이 엄청 길었네요. 이제서야 부발역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역 공사할 때 자리가 부족했는지 부발역은 시가지가 모여 있는 큰 길(경충국도)에서 500m정도 약간 들어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따라서 부발역 일대를 지나가는 시내버스들은 다들 경충대로를 쭉 따라가다가 잠시 꺾어서 부발역에 들어갔다 나와야 합니다.
마침 그때 사람 마음 조마조마 하게 만들면서 지나가는 경강선 열차! 요 경강선은 20분에 한 대씩 열차가 다니기 떄문에 열차 한대 한대가 정말 소중합니다.
부발역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역시나 역 앞이 상당히 한산합니다. 아까도 언급했다시피 이 일대의 큰 길인 경충대로에서 6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뒤 돌면 이런 모습입니다. (...) 부발이라는 동네가 좀 띄엄띄엄 개발된 모습이 없지 않아 있어 역은 자연스겝게 그 띄엄띄엄 사이 빈 공간(?)에 들어선 모양. 하이닉스까지 거리는 1km로 약간 부담되는 거리입니다.
지도를 보면 감이 오실껍니다. 뭐 SK하이닉스 정도면 이미 회사 셔틀버스가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동내 주민일 터이니 상관없을 수도. 하여튼 하루에 부발역을 이용한 사람은 2019년평균 3700명으로 경강선 안에서도 하위권, 절대적 수치로도 좀 한산하다 싶은 수치입니다.
자 이제 부발역의 유일한 출구인 1번 출입구로 들어가 보자고요. 그래도 나름 두 가지 색으로 알록달록하게 꾸며진 역사여서 나쁘지는 않은 디자인인 듯.
역시 대규모로(?) 유리가 사용된 것 덕에 역사 내부는 따로 전등이 없어도 밝습니다. 체광이 잘 되어 있어요. 역 내부는 개방된 느낌의 분위기입니다. 지금 벌써 승강장으로 나가면 춥기 때문에 밴치에 시민분들이 좀 많이 앉아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역 답사기 때문에 승강장으로 바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이천역과 비슷한 느낌으로, 여기도 맞이방(대합실)과 타는 곳(승강장)간 연결 통로가 있습니다.
이제 올라가야 할 선택의 장소 운명의 갈림길. 아직 이 경강선에는 못 본 역 하나가 있기 때문에 맨 끝의 계단으로 선택하겠습니다.
◈쌍섬식 승강장
얍. 승강장으로 올라왔습니다. 한 가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바로 쌍섬식 승강장! 열차가 다니는 안쪽 선로에만 스크린도어가 있고 바깥 선로는 스크린도어 없이 쇠사슬로 막혀 있습니다.
역 밖의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 풍경을 보면서 역시 이용객 규모와 역의 규모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라고 생각하면 안타깝게도 이 역에서는 유감입니다. 이 역에는 한가지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분기역
이 역에서 세종대왕릉/여주역 방면으로 열차를 타 보시면 압니다. 부발역을 출발하고 잠시 뒤, 갑자기 선로가 갈라지더니 빠져버립니다??!!.
저 선로는 중부내륙선 선로(주황색)입니다. 일반열차가 다니는 간선철도입니다. 여기 부발에서 시작해 여주가남, 이천장호원, 음성감곡, 충주를 거쳐 문경에 이르는 단선 철길입니다. 근데 생소하실 껍니다. 왜냐면 지금 건설중이거든요. 그리고 우라가 있는 경강선은 지금은 전철만 다닐지 몰라도 실은 인천과 강릉을 연결하는 한반도의 횡축 간선입니다. 그리고 부발역은 이 두 간선의 분기역이 되는 것입니다. 상당히 중요하죠.
그리고 또 저 선로로 빠지게 되면 또 다시 옆으로 빠져 부발차량사업소(부발차량기지)로 연결되는 선로인 부발기지선(검정색)이 있습니다. 평소의 경강선 열차를 관리하는 곳이자, 가벼운 정비(경검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있습니다. 몇 년 주기로 하는 대규모 정비(중검수)는 할 수 없고 경강선과 연결된 분당선에 있는 분당기지로 가야 한다고 합니다. 만일 중부내륙선이 개통한다면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이러한 이유인지 출퇴근시간대 경강선에는 부발행 열차가 있습니다.
아, 그래도 부발역 밖에는 아까처럼 논만 있지는 않고요, 아파트와 도로 풍경도 있습니다. 물론 걸어서 오기 부담스러운 저-멀리지만요.
그리고 부발역에 왔으니 역명판 정도는 찍어줘야겠죠? 그리고 부발이라는 이름은 부면과 발면을 합쳐서 부발이라고(???) 한 거라고 합니다. 허무하다 싶은 유래인데 역시 악명높은 일제가 1914년에 벌인 소행이더군요.. 그리고 부면과 발면은 원래 부모곡면과 발산면이라고 해요. 그나저나 신둔도예촌역의 신둔도 둔지산면+신동면이었는데 이 동네 이름이 참. 그렇죠.
그리고 저는 승강장에 올라온지 13분이나 흐른 뒤, 무사히 여주행 열차를 타고 다음 역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출처
SK하이닉스 어떻게 백조로 부활했나 | 김디모데 기자 2013.12.23
현대전자 공장부지 확정 이천에 30만평, 4월 착공 | 중앙일보 1983.03.04
하이닉스 주가, '동전주' 설움 딛고 17년만에 최고가 | 연합뉴스 2014-05-22
D램사진, SK하이닉스 경영영지표 사진 | SK하이닉스 누리집 기업개요/재무정보 항목 참조 (링크)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지리, 경제에 관심이 있을 뿐 SK하이닉스와 관련 없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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