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에 얽힌 만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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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안산 한대앞역 || 광장 반대편에 있는 역사 (안산시 건설사)

슈뢰딩거의 구름 2021. 1. 27. 19:35

다녀간 날: 2017.08.01

 

  수도권 전철 4호선 (안산선) 한대앞역 | 역번호 449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충장로 (이동) 

  1988.10.25 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상대식, ㅁ||ㅁ| | 출구 3개소 

 

  수인분당선 (수인선) 한대앞역 | 역번호 K251 |  

  1937.08.05 개업 1995.12.31 중단 2020.09.12 재개업 | 2승강장 4타는곳 (쌍섬식, |ㅁ||ㅁ|) | 출구 0개소 

 

 

 

상록수역에서 52번 시내버스를 탄 저는 약간을 달려서 충장로 상에 있는 한대앞역 1번출구에 내렸습니다.

 

 

[1 한대앞역 1번출구]

저기 몰개성적으로 생긴 벽돌 건물이 바로 한대앞역 건물입니다. 우중충한 날씨 탓인지 엄청 낡아 보이는군요 흠

길 바로 건너편에 있는 출구는 1번출구고, 육교와 연결된 입구는 1-2번 출입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근데 카카오맵에는 3번출구라고 적혀 있네요.

 

[2 육교에서 바라본 충장로]

육교를 통해 한대앞역을 진입해 봅시다. 육교 뒤편으로는 웬 야산이 있어서 뭐 찍을 것도 없었습니다. 숲 밖에 없는 곳에 역을 왜 지었지 싶었지만 알고 보니 역에서 100m정도 떨어진 곳에 시가지가 있더군요. 한대앞역의 역세권이였던 지역입니다.

 

 

[3 2번출입구]

열심히 열심히 한대앞역 대합실을 가로질러 반대편 출구도 한번 가보아요. 한대앞역 역사가 북측면에 있는데 2번출구는 남쪽에 있기 때문에 보이는 것처럼 약간의 통로를 걸어야야 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2번출구가 나중에 생겼음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4 2번출입구 앞]

2번출구 앞입니다. 일단 출구 앞에는 엄청나게 넓은 광장이 펼쳐저 있고, 뒤편으로는 준수한 상업지구가 펼쳐져 있습니다. 산 밖에 보이지 않았던 1번출구와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조금씩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갑자기 희망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ㅋㅋ

 

 

[5 한대앞역 주변 지도]

한대앞역 1번출구와 2번출구의 대비되는 모습은 안산의 개발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 같은 외지인이 보기에는 안산이 한 번에 개발된 것 같지만, 현재의 안산 시가지는 크게 2번에 나누어 개발되었습니다.

한대앞역 역사가 있는 지역은 반월공업도시 지역입니다. 70년대 말. 엄청난 경제발전의 시기였죠. 수도권의 집중 문제, 환경 문제가 크게 대두되었습니다. 이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해를 일으키는 공장들을 서해 바닷가로 이전시는 것이 제시되었고, 비교적 수도권과 적당히 떨어진 이곳이 낙점되었습니다. 반월공업도시의 탄생입니다.

 

[반월신도시 예정도. 고잔역이라고 적힌 곳이 지금의 한대앞역이다]

출처: 首都圈人口疏散(수도권인구소산)에主眼(주안)둔大役事(대역사) 동아일보 | 1976.10.04

 

그리고 이 공단의 배후 도시로써 이 지역이 자급자족 형태로 만들기 위해 대규모 주거, 상업시설이 건설되었습니다. 친환경 전원 도시를 목표로 호주의 수도 캔버라를 모델로 계획되었다고 합니다. 도시 계획이 적용된 한국 최초의 도시로써 저 같은 인간에게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6 90년대 교통도, 국토지리정보원]

90년대 교통도를 보시면, 한대앞역 뒤편으로만 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입주 직후 이 지역 일대는 기반시설이 갖추어 있지 않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1988년 안산선 전철이 개통하는 등 문제점들은 차차 해결되어 갔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추가적인 주거, 상업 수요가 발생한 것이죠. 1991, 안산신도시 2단계인 고잔 신도시가 수자원공사에 의해 추진되었습니다. 원래 이 자리는 갯벌이었고, 안산신도시가 되면서 이 신도시의 유수지가 되었습니다. 공단과 주거지 사이에 껴서 오염을 줄어져는 완충 녹지였습니다. 신도시가 개발되자 녹지가 사라진 대가로 안산 일대는 한동안 악취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유수지는 일종의 빈 저수지 같은 것으로 집중호우 등으로 홍수가 발생하면 넘쳐 흐르는 물을 받아서 고통을 분담(?)하는 역할을 하는 시설입니다.

 

 

[7 한대앞역 광장에서 바라본 고잔신도시]

하여튼 이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한대앞역 뒤편에 이렇게 넓은 상업지구와 광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죠. 안산 개발에 대해 자세한 것은 원시역, 선부역과 고잔역 답사기에서 더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다 떡밥을 써 버리면 나중에 쓸 거리가 없어지니까 아껴야죠.

[출처: 안산시사 1]

 

 

[8 한대앞역 대합실]

너무 많은 글을 써 버린 것 같습니다. 바로 승강장으로 들어오도록 할께요. 이용객수만 따지면 하루에 17천명 정도가 이용하니까 대충 평범한 신도시의 전철역 같습니다

.

 

[9 한대앞역 승강장]

그나저나 승강장에 들어 오자마자 오이도행 열차가 들어오네요. 빨리 둘러보도록 합시다

역 명인 한대앞은 근처에 있는 한양대학교 에리카팸퍼스(안산캠퍼스)에서 따 온 이름입니다. 한양대 입구까지 직선거리로 무려 2km나 떨어져 있지만 딱히 역명으로 붙일 것이 없었나 봅니다.

참고로 한대앞역이 있던 곳은 안산시 이리 (현 이동), 그 자연수 2입니다.

 

 

[10 한대앞역 측선]

한대앞역 옆에는 이렇게 측선 부지가 있습니다. 실은 1995년까지 수인선 협궤열차가 다녔습니다.

사실 이 역은 1937년에 수인선 협궤열차의 역으로 개통했습니다. 개통역명은 일리역입니다. 그리고 안산선 전철이 개통과 함께 역사를 일리에서 이리로 신축 이전하면서 역명이 한대앞으로 바뀐 것입니다.

 

 

[11. 한대앞역 역명판]

도로교통의 발달로 특히 느려 터졌던 수인선은 70년대부터 차례대로 폐쇄되었죠. 흥미로운 것은 수인선의 마지막 남은 구간이 한대앞-수원 구간이라는 것인데요, 즉 수인선과 안산선이 8년동안 같이 다녔던 역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대앞역에 최근까지 수인선 승강장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자료조사의 부족으로 수인선 승강장 흔적을 찍어오지 못했습니다.

 

 

[12 승강장의 흔적]

그래도 뭔가 아쉬워 제가 찍은 사진을 뒤적거려 봤습니다. 위 사진을 크게 확대해 봤더니 아주 쪼그만하게 승강장 흔적이 찍혀 있더군요. 이걸 보고 뭐랄까한심하달까

 

 

[13 최근의 한대앞역 근황]

하여튼 수인선 복선전철 공사로 인해 지금은 저 흔적은 말끔히 사라진 것으로 보입니다. (위성사진상) 그리고 수인선이 개통(2020.09)한 지금 이 역은 수인선과의 환승역이 되었습니다. 해피엔딩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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