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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이번역은] 광주 경기광주역 | 광주의 옛 중심은 하남이었다

슈뢰딩거의 구름 2020. 4. 14. 23:12

다녀온 날: 2017.02.02

 

 수도권광역철도 경강선 경기광주역  |  역번호 K413  |  경기 광주시 광주역로 (역동) 소재 

 2016.09.24 개업  |  2 승강장 2타는곳, ㅁ||ㅁ)  |  출구 2개소 

 

현재 경기도 광주라고 하면 경기도 성남 옆의 중견급 도시를 뜻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과거의 광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한 번 파보겠습니다. 가시죠.

 

 

 S#.1  이번역은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경강선 경기광주, 경기광주역입니다.

◈ 실질적인 프롤로그

 

 

(거의) 유일하게 삼동역에 들어오(왔)는 33-2번 시내버스를 탄 필자. 버스는 이상한 호수(?) 옆과 이상하게 생긴 다리 앞을 지나갑니다. 필자의 눈 앞에는 또 다른 거대한 전쳘역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네 바로 오늘 소개할 경기광주역입니다. 두우두둥!!

 

◈ 경기광주역 앞 거닐기

 

일단 본격적으로 경기광주역을 들어가기에 앞서서 늘 그랬던 것 처럼 역 앞을 둘러보기로 해요.

 

 

일단 필자가 내린 버스정류장. 아까 삼동역에서 봤던 것과 디자인이 상당히 유사합니다. 물론 규모는 여기가 훨씬 커요. 여기가 광주고장을 대표하는 전철역인데 당연히 그래야겠죠?

 

일단 침착하게 정면에 보이는 경기광주역을 크게 담습니다. 버스정류장부터 역까지 지붕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비슷한 시설이 초월역에도 있는 것을 보아 이번 경강선 역들의 특징(?)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나저나 경기광주역  천장을 덮는 거대한 지붕이 한옥의 맛배지붕(ㅅ자)을 연상시키는 것은 저의 기분탓일까요?

 

경기광주역 앞을 지나가는 도로를 보고 한 컷. 네 보시다시피 이 역 남쪽에는 벌판이 펄쳐저 있습니다. 경기광주역이 광주 시가지와 논을 구분짓는 경계부에 들어와서 생긴 현상이죠. 다행히도 현재 이 일대는 광주역세권개발사업이라는 택지개발사업. 즉 주택을 짓는 사업이 한창입니다.

 

5,585명의 인구, 2,314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중소 규모로 지어진다고 하네요. 개발계획이 수립된 것이 15년 9월이고 착공이 17년 9월이니 확실히 경강선 공사와 연계해 지어지는 모양세입니다.

참고로 경기도시공사 누리집(링크)에 들어가면 이 지도는 누구나 쉽게 다운받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경기광주역에서 조금만 걸어 큰 길(포은대로)로 나와봅시다. 사람은 없고, 차들만 많이 다니는 흔한 교외지역의 모습.

 

사실 제가 여기까지 나온 이유는 이 입간판(?)을 찍기 위함이였습니다. 경기광주역을 줄여서 GGS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폴싸인입니다.

 

경기광주역 1번출구 앞(남측)에는 넓다란 광장과 숲(?)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마침 포은대로가 경기광주역 광장보다 조금 높아서 이렇게 내려다 보이는 구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앞에 있는 직육면체의 무언가에 가려서 생각했던 것 만큼 경기광주역이 잘 보이지 않네요.

 

 S#.2  이번역이 속해 있는 광주시는 과거 서울남부, 성남, 하남을 아우르는 지역이었습니다.

광주라는 도시에 관하여

 

소중한 집을 떠나 이렇게 머나먼 경기광주역까지 왔으니 늘 하던 것을 할 차례입니다. 바로 향토사 분석! 하지만 일단 주위를 둘러보는 것에 충실해 봅시다.

삼동역을 떠난 열차는 곧바로 터널에 들어가게 되고, 터널 진출 후 곧바로 경기광주역으로 들어가는데요. 이 열차는 다시 나와 사진에 보이는 고가를 이용해 다시 터널로 들어갑니다. 다만 저 고가는 폭 170m의 경안천을 건너기 때문에 열차를 탄다면 주위를 둘러 볼 시간 정도는 있습니다.

완전 쓸데없는 여담 하나. 지도를 보아 하니 제가 방문한 후에 경안천 건너 광주역우방아이유쉘2단지아파트와 광주종합경기장에서 경기광주역으로 걸어 넘어올 수 있게끔 육교가 개통했더군요. 그렇다고요. 쓸데없죠? (그리고 아마 여러분은 이 글을 읽으셨겠죠. 이 글을 본다면 여러분은 속은 겁니다.)

 

자. 광주역을 돌아 뒤편으로 왔습니다. 어? 아까 완전 벌판이었던 것과 달리 여기는 그래도 상가가 있습니다. 네. 사실 이 쪽 지역은 경강선이 지어지기 전부터 있던 시가지입니다. 광주시 완전 구석에 톡 튀어나온 형태였는데, 광주역이 생겼지요.

 

좀 더 걸어서 찍은 경기광주역

 

네. 광주 시가지가 나왔으니 광주 얘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광주의 영역

 

광주의 영역에 관한 얘기를 할 껍니다. 지금 현재 경기고 광주 하면 다음과 같은 영역일 것입니다.

 

 

경기도 동부+중부에 위치하고 있고요. 북쪽에는 한강이 있고 여주, 이천, 용인, 성남, 하남, 남양주, 양평 등과 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현대에 와서 정립된 것입니다. 여러분 한번 광주향교를 검색해보세요.

 

아마 귀찮으실 테니 제가 대신 검색했습니다.

가장 먼저 광주광역시의 향교가 나오지만 무시하시고요 저는 그 아래 하남시에 위치한 광주향교를 취하겠습니다.

그니저나 뜬금없이 향교라니. 왜일까요.

 

향교는 조선시대의 국립 교육기관입니다. 따라서 각 지역에 중심지(주로 관청 소재지)에 위치했습니다. 즉 향교가 있는 곳이 과거 고장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서 의문점이 듭니다. 첫번째 왜 광주향교가 광주가 아닌 하남에 있는가. 둘째. 과거 중심지라면서 왜 저 주변은 썰렁한가. 그 해답은 과거 광주의 경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914 기준 자세한 경계는 확실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붉은 마름모가 광주향교의 위치입니다. 이러니까 슬슬 납득이 가실 껍니다. 사진은 1914년의 행정구역입니다. 광주군에 해당되었습니다. 현재 서울의 중심지중 하나인 강남구, 그리고 그 옆 송파구(*잠실제외-양주군 소속이었음)와 강동구도 광주였고, 성남시. 하남시도 광주였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산 속에 박혀있는 듯한 느낌의 고장이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 일례로 풍납토성의 명칭이 광주 풍납리 토성이였습니다. 관련내용 천호역 답사기참조)

 

「팔도군현지도」 '광주' (1760, 서울대학교 규장각소장, 광주시지 갈무리) 이 때 광주의 영역은 서해바다(안산 상록구)에 이르렀다. ㅎㄷㄷ

 

과거 백제가 한성백제였을 때 수도로 삼았던 땅이며, 통일신라 9주 5소경에서 현재의 경기도의 해당되는 한주의 중심지가 광주(당시 한주)였을 정도로 중요한 땅이었습니다.

 

광주시사 1권 121p 갈무리 (대동여지도를 기반으로 한 지도)

 

고려때는 광주목이었고 인조 때는 광주를 광주유수부라고 했어요.유수부란 조선시대에 군사적 요충지에 붙이는 이름으로 수원, 광주, 강화, 개성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하남 일대에 있던 관아를 하남에서 바로 뒤편의ㅍ남한산성으로 내로 옮겼습니다.(1626년) 비록 산 위의 분지에 위치해 있었지만 자연적으로 물이 나왔다고 해요. 그리고 이 지역은 병자호란(1636년)이 터지고 인조의 피난처로 유용히 사용됩니다.

 

남한산성의 모습. 필자 촬영 (2018.03.01)

 

그리고 개화기가 왔고, 광주에는 변화가 찾아옵니다.

기존 광주를 가로질렀던 도로는 봉화로였습니다. 경상도 봉화의 태백산사고에 이른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서울에서 출발. 뚝섬과 송파 (잠실)을 거처 남한산성을 거친 뒤, 이곳 경안역(현 경기광주역)을 거쳐 초월, 곤지암. 이천 충주로 빠지는 길이었습니다.  시장도 이 길을 따라 열렸습니다. 송파진의 송파장, 성내동의 성내장, 경안역의 경안장, 곤지암의 곤지암장이 대표적입니다.

 

◈역이 있던 곳에 들어온 역

 

 

아. 이 경기광주역이 위치해 있는 지역의 이름이 바로 역동(驛同)인데요. 바로 경안역에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저 경안역은 철도역이 아니라 조선시대 교통제도인 역참제도의 역입니다. 말을 타고 가다가 지친 말을 싱싱한(?) 말로 바꿔 탈 수 있는 장소가 바로 역입니다. 역이 있던 자리에 역이 다시 들어오는 요묘한 상황입니다.

 

경유지를 기반으로 대충 그림

 

하지만 일제강점기가 되었고 조선시대 교통망은 크게 파괴되었습니다. 여기에 가장 대표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신작로의 건설입니다.
광나루(광진교) - 하남 덕풍 - 하남 산곡 - 광주 광지원 - 광주 경안 - 이천에 이르는 길이 새로 닦였습니다.(현 43번 국도 선형)이 도로(강동구청역 답사기참조)는 기존의 남한산성(중부면)을 경유하는 산길보다 편리하게 서울과 광주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기존의 광주 중심지인 남한산성 일대(중부면)은 쇠퇴했고 경안천을 낀 평야지대였던 경안면이 발전했습니다. 결국 1917년. 군청 소재지가 중부면에서 경안면으로 이전해 오게 됩니다.

 

광주13 시내버스 노선

저 당시의 흔적은 지금 광주 13번 시내버스에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광주터미널과 서울의 동서울 터미널을 있는 시내버스 노선인데 과거 광주-서울(마장터미널)간을 이어주었던 완행시외버스를 물려받은 노선이거든요.

 

◈ 분리, 뜯김의 역사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강동구 일대. 미세먼지가 어휴... 장난이 아닙니다

시간은 흘러 광복을 맞이했고 한국전쟁을 거쳤습니다. 전 국토에 물어닥친 산업화 도시화의 열풍은 서울 시계의 확장으로 이어졌습니다. 1963년 강동, 강남, 송파지역은 광주군에서 서울특별시 성동구로 이전했습니다. 또한 현 성남 구시자기 지역에 광주 대단지라는 택지지구를 형성하고 공장이 들어서고 인구가 몰리며 성남지역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1973년 성남시가 광주군에서 분리승격합니다. (잠실새내역 답사기와 연계됨)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중원구 (성남 구시가지)일대

 

도시회의 물결을 타고 도시화가 진행, 서울의 배드타운으로 성장한 광주시 동부읍, 서부면, 중부면 일부지역이 1989년에 하남시로 전환되었습니다. 한편 광주는 인구가 17만에서 7만으로 줄며 광주군에 머물러있었습니다. 게다가 팔당댐의 건설로 인근 지역에 규제도 받았고요.

성남시는 1996년에 인구 90만을 돌파했지만 광주군은 아직 광주군인 체로 남았습니다.이 광주시가 된 것은 2001년의 일이 됩니다.

 

경기광주역 2번출구 앞 시가지 모습

광주는 근래 들어서 주변 도시들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12만명대였던 인구는 2019년에는 37만명, 약 3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주변 도시들(수원, 용인, 성남, 하남)에 비해서는 좀 느린 추세입니다. 경안천을 낀 평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까지 가로막고 있는 자연환경이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기에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는 거의 없는 편이고 (인구 6.6만명 태전지구 정도) 곳곳에서 난계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광주시 위성사진을 보면 한눈에 봐도 정신이 없습니다. 길은 불규칙적으로 나 있고, 주택과 공장이 흩어져 있습니다.

 

택지지구 하나 있는 광주의 흔한 난개발
설명문 없는 버전의 위성지도

 

(인구자료는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참조했습니다.)

뭐 하여튼 기본시설은 건설하지 않고 마구잡이식 개발이 이루어지고, 백화점에 가려면 성남으로 넘어가야 하는 등 광주는 성남의 의존하는 식으로 발전했습니다. 그 덕에 광주와 성남을 있는 경강선, 성남이천로, 경충국도는 늘 혼잡합니다.

 

그래도 신도시로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땅 광주. 현재의 광주는 이런식으로 성장했습니다.

 

 

 S#.3  이번역과 동명의 역이 광주광역시에 있습니다.

대합실 풍경

 

자. 긴 설명을 끝냈고 다시 본업, 역소개로 들어가야죠. 저는 경기광주역 대합실로 들어왔습니다. 경기광주역의 아치형태의 외부 디자인은 역 안으로 그대로 들어와 적용된듯한 모습입니다. 그나저나 역 규모에 비해 대합실이 아주 간단하군요. (보이는 것이 다입니다.)

 

그리고 예의상(?) 개찰구는 단독으로 찍어 줘야죠. 그나저나 여주행 열차가 당 역에 접근했다고 합니다. 저걸 놓치면 20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서두를 수 밖에 없었어요. 저의 걸음은 일분일초를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열차의 위치가 삼동역과 경기광주역 사이 지점에 있기에 셔터 누를 여유는 있었네요)

 

엄청나게 빨리 둘러본 승강장. 그러나 설명은 계속되었다.

 

그 와중에 뒤돌아서 대합실의 모습을 담습니다. 뭔가 보면 볼수록 역 규모에 비해 개찰구 수가 가장 적은 것 같은 기분.

 

그리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나타나는 공간. 한시가 바쁜 만큼 잘 선택해서 올라가는 것이 관건.

 

빛의 속력으로 계단을 뛰어 올라가 승강장 사진을 담았습니다. 얼마나 급했으면 사진에 초점이 나갔겠습니까...

 

경기광주역 역명판. 광주시에 들어오는 첫 철도지만 이미 남쪽 광주광역시에 광주역이 있기에 '경기'광주역이 되어버린 경기광주역입니다. (하지만 곧 필자는 광주역도 가게 되는데... 두둥 운명의 장난)

 

그나저나 저는 경기도 광주가 앞서가는 것을 찾았습니다. 광주IC는 광주광역시가 아닌 경기도 광주에 있더군요. 하지만 광주광역시는 포기하지 않고 남은 서광주, 동광주, 북광주IC를 모두 자기네 영토로 갖고 갔습니다.(;;;)

결론은 광주라는 상징성 높은 이름을 두 고장이 사이좋게 나누어 갖은 모양이 되었네요.

(요번건 당연히 웃자고 한 얘깁니다)

 

경기광주역의 올바르게 찍힌 승강장 풍경. 승강장에 사람이 좀(경강선치곤) 많지요? 이 경기광주역은 2019년 한해 평균 13,690명이 이용하는 역입니다. 경강선 11개역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승하차하는 역이자, 유일하게 1만명 이상이 승하차하는 역입니다.

(※ 승하차한다는 것은 다른 전철 노선으로의 환승은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경기광주역의 스크린도어. 스크린도어의 상태를 보니 저를 다음역까지 대려다 줄 여주행 열차가 온 모양입니다. 결국 긴박한 상황 속에서 경기광주역 승강장 출사는 마무리 되었답니다.

 

시내와 약간 떨어져 있는 경기광주역!

 

출처

광주시사 1권, 5권 (광주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