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간 날: 2017.02.24
호남선, 경전선, 호남고속선 광주송정역 | 역코드 036 | 광주 광산구 상무대로 (송정동) 소재
1913.10.01 개업 | 5면 10선 (|||ㅁ||ㅁ||ㅁ||ㅁ||ㅁ|||) | 출구 2개소
광주도시철도 1호선 광주송정역 역 | 역번호 117
2008.04.11 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상대식, ㅁ||ㅁ) | 출구 5개소
[사진 1 – 광주송정역 전경]
광주에 살지 않는 제가 광주의 첫 발을 내딛은 곳은 광주송정역이었습니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고속열차가 정차하는, 150만 광주의 관문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사진 2 – 광주송정역 대합실]
늘 작은 기차역만 가다 사람이 번잡한 큰 역에 오니 같은 기찻길이 맞나 어안이 벙벙합니다. 물론 광주송정역 역사가 대도시의 대표역 치고는 좀 작은 것을 감안해야겠습니다. 시내와 동떨어진 곳에 있는 것도 아니면서 무슨 그 흔한 백화점(민자역사)도 없어요.
하지만, 이 역은 처음부터 중심이었다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광주"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것도 10년밖에 되지 않는 일입니다. 사실 송정과 광주가 다른 성격의 동네인 것을 알게 된다면 역 이름이 살짝 어색하기도 합니다.
[사진 3 – 송정시가지]
이 역은 1913년, 송정리역이라는 간판을 매고 송정면의 중심이자, 호남선의 역으로 출범했습니다. 이 송정이라는 곳의 위치가 좀 재밌는데, 행정구역상으로나 전라도 광주였으나, 광주 구시가지 (5.18의 주 무대인 곳)과는 영산강을 사이에 두었기에 실질적으로 별개의 생활권인 곳이었습니다.
[사진 4 – 광주시역 일러스트]
전남 광주군에서 광주 구시가지(광주읍, 5.18의 주 무대였음)가 광주부로 승격(1935)된 뒤, 남져진 지역의(광산군) 중심이었던 이 곳도 송정시라는 별개의 행정구역으로 승격(1986)했습니다. 이 지역들이 다시 하나가 된 것은 1988년의 광주직할시 설치였으니 근래 같이 있던 시간보다 떨어져 있던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두 지역 사이에 광주시청이 위치(상무지구)한 것도, 광주의 첫번째 도시철도 노선인 1호선도 광주 구시가지와 이 송정지역을 직선으로 잇는 형태로 개통(2008)된 것도 송정 지역이 현 광주광역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하게 합니다.
광주의 구 시가지를 대표하는 광주역과, 송정동 시가지를 대표하는 광주송정역을 비교해보면 광주 시가지의 흥망성쇠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사진 5 – 광주역 셔틀열차 개통 현수막]
광주 구시가지를 통과했던 경전선이 시 외곽으로 이전(2000)하면서 광주역에 경전선 열차가 정차하지 않게 되어 승객이 급감했고, 급기야 호남고속철이 개통(2015)하면서 구내 배선의 문제로 광주역은 KTX마저 들어오지 않게 되며 쇠퇴의 길을 겪고 있습니다. (그 대신, 광주역-극락각역-광주송정역을 연결하는 셔틀열차가 개통하여 전구간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요금으로 1일 15왕복중에 있습니다.)
[사진 6. SRT가 정차한 광주송정역]
반면 이 송정리역의 경우, 경전선 열차도 서기 시작했고, 역명도 기존의 송정리에서 지역의 대표성을 갖는 광주송정으로 바뀌었을뿐더러, 2015년 이후 광주에서 유일하게 고속철도가 정차하게 되면서 광주 제1의 철도역으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광주의 시가지도 광주역 인근에서, 서쪽의 상무, 수완, 첨단지구 등 송정역이 있는 서쪽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사진 7 – 광주송정역 역명판]
그나저나, 송정이라는 이름이 부산(동해선 송정[松亭]역)에도 있고 서울에도 (5호선 송정[松亭]역) 있습니다. 뭔가 어쩐지 지명이 글을 쓰면서 입에(정확히는 손가락에) 착착 달라붙더니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여기는 송정[松汀]으로 한자가 살짝 달라 구분할 수 있지만 앞의 무려 두 역은 한자까지 동일합니다.
[사진 8 – 도시철도 광주송정역 4번출구]
내친김에 지하철역도 구경해 봤습니다. 엄청나게 화려한 통로가 기차역과 지하철역을 간접적으로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다른 출구는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다른 기차역 인근 전철역처럼, 역명판에는 "광주송정"이 아닌 "광주송정역"이라 적혀 있습니다.
[사진 9 – 광주송정 전철역 역명판]
개통 초기, 이 도시철도 역의 이름도 철도역과 같은 송정리였으나, 2009년 철도역이 "광주송정"으로 변경했음에도 지하철 역 이름은 그대로 유지되어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던 사태가 벌어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도시철도역은 2013년에야 "광주송정역"역으로 바뀌었습니다. 광주 지하철에 관한 것은 다음역에서 차차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갈 길이 멉니다.
2021.01.1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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