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간 날: 2017.10.12
수도권 전철 공항철도 김포공항역 | 역번호 A05 | 서울특별시 강서구 하늘로 (방화동) 소재
2007.03.23 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복층 단선식, |ㅁ + |ㅁ) | 출구 1개소
서울 도시철도 9호선 김포공항역 급행 | 역번호 903 | 서울특별시 강서구 하늘길 (방화동) 소재
2009.07.24 개업 | 3승강장 4타는곳 (복층 단선+2면2선식, ㅁ| + ㅁ|ㅁ|) | 출구 0개소
5호선 김포공항 및 김포공항 역사 보기: 강서 김포공항역 || 김포공항 서성이기
환승(換乘)이란,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합니다. 기본적으로 지하철은 고밀도 운행을 위해 입체교차 하도록 설계됩니다. 따라서 필연적으로 두 노선의 승강장이 다른 그곳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얼마나 동선을 잘 연결하냐 따라 편한 환승역, 불편한 환승역으로 갈리게 됩니다. 오늘은, 이 동선의 극단적으로 긍정적인 사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승강장에 내려서]
9호선 일반 열차를 타고 딱 승강장에 내린 순간, 바로 승강장을 마주 보고 공항철도의 승강장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로 다른 노선이 붙어 있습니다.
[2. 타고 온 9호선 승강장]
혹시 내가 공항철도를 타고 온 것이 아닌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면, 9호선 열차가 있습니다. 올바르게 온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승강장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가면 반대 방향 열차를 탈 수 있습니다. 쉽죠?
사실 이런 느낌의 환승역으로는 복정역(8호선-분당선), 금정역(4호선-1호선), 한대앞역(4호선-수인선), 까치산역(2호선-5호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이 최고인 이유가 있습니다.
[복정역 구조도]
복정역은 본 역처럼 두 승강장이 복층으로 되어 있지만, 위층: 8호선, 아래층: 분당선으로 환승하려면 무조건 계단을 건너야 합니다.
[금정역 구조도 – 위키백과]
금정역, 한대앞역, 까치산역은, 한 승강장에서 같은 방향의 두 노선을 탈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승강장이 같은 층에 있어, 방향을 바꾸려면 계단을 두 번, 올라갔다-내려갔다 해야 합니다.
근데! 이 역은 위 두 노선의 장점이 하나로 합쳐진 것이 바로 이 김포공항역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지어진 것일까.
[3. 역명판]
공항철도는 2007년 3월 23일에 개통했고, 9호선은 2009년 7월 24일에 개통했습니다. 일단 두 노선이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 상호 간 협의가 쉬웠을 것입니다. 또한, 9호선과 공항철도 모두 서울 도심과 외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형태기 때문에 방향도 얼추 맞고요. 하지만 그래도 막 지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4. 승강장 모습]
이는 9호선의 흑자 탈출을 위한 노력 중 하나였습니다. 90년대 말, 당시 IMF사태로 인해 전국적으로 사정이 어려웠던 때입니다. 따라서 적자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민자를 유치한 것도 예산 부족이었습니다.
노선을 짓게 되면, 적자가 뻔하므로, 자구책을 마련하게 되는데요, 첫째는 9호선 급행열차 운행이고, 둘째는 공항철도와의 직결 운행입니다. 9호선 열차가 인천공항까지 갈 계획인 거죠. 또, 소형 열차를 운영하려는 계획도 있었습니다.
"지하철 9호선의 노선이 2호선과 상당 부분 중복되고 건설되더라도 승객이 많지 않아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노선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교통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았다"고 밝히고,
(중략)
전문가들 검토의 결과 지하철 9호선 노선은 기본계획은 그대로 두지만
① 신공항철도와 직통운행해서 공항접근철도로서의 역할을 부여하고,
② 주요환승역만 정차하는 급행열차와 완행열차를 혼합운행하고,
③ 이를 위해 몇 개 역에 대피선을 설치하는 등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이 잡혔다.
9호선 건설지 114쪽, 9호선 노선계획의 재검토. 1998~1999년 시기
근데, 두 번째 계획에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9호선은 도시철도로 지어졌으므로, 관련 법령에 따라 직류 1,500V + 우측통행인 반면 공항철도는 간선철도로써 관련 법령에 따라 교류 25,000V 60Hz + 좌측통행이라는 겁니다.
해결은 간단합니다. 선로를 꼬아서 통행 방식을 변경해 주면 되며, (평면으로 선로가 교차하면, 마주 오는 열차의 진로가 방해되므로 열차를 자주 운영할 수 없게 됩니다) 직류와 교류 두 상태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열차를 넣으면 됩니다.
뭔가 엄청난 신기술 같지만, 이미 1993년 지어진 과천선(4호선)에 적응된 기술입니다. 남태령-선바위 구간을 갈 때 갑자기 불이 꺼지면서 “잠시 후, 전력 공급 방식 변경으로 객실 안 일부 전등이 소등되며, 냉난방 장치가 잠시 정지되오니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나오고, 열차 진행 방향이 반대로 바뀌는데, 바로 이겁니다. 철도 동호인들에서는 일명 “과천선 꽈배기굴”이라고 불리며 아주 유명합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역을 지으면서 입체교차 할 수 있게끔 다음과 같이 김포공항역이 설계되게 됩니다. 그림에서 주황색 선로를 이용하면, 공항철도와 9호선을 왔다-갔다 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물들은 번거로운 일의 산물인 것이죠. 이는 2000년 확정된 건설교통부의 ‘서울도시철도 9호선 기본계획’에 처음 포함되었다고 합니다. 역사는 공항철도 측에 위탁해서 지었습니다. 느낌이 다른 건 이 때문일 것입니다.
근데, 9호선에 인천공항 가는 열차 안 다니던데? 하시는 분들 있으실 겁니다. 맞습니다. 아직 직결 계획이 치일 파일 미뤄지고 있거든요. 당연히 이번에도 돈 문제입니다. 2116원이 필요합니다. 이는 각 사업자인 공항철도와 9호선이 분담하게 됩니다. 그리고 9호선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죠. 서울시에서 직결하면 인천시민이 혜택 보니 40~120억 정도 분담하라고 했고, 인천시는 줄 수 없다! 이러고 있습니다. 시설은 95% 완성되었고(2021년) 딱 열차만 사서 굴리면 되는데 말입니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지역 주민일 것입니다.
'김부선' 보완해줄 믿는 구석, 공철·9호선 직결도 '21년 쳇바퀴', 중앙일보 2021.05.25
인천공항발 9호선, 서울시 무리한 요구에 출발 못 해, 인천일보 2021.11.09
[6. 안 쓰는 승강장]
위 그림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 쓰는 승강장이 하나 있습니다. 불이 켜져 있지만, 막혀 있어요. 개화 발 급행열차 계획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본 역에서 급행열차가 출발함)
[7. 지하 3층 승강장 끝]
에 5호선과 연결되는 환승 게이트가 있습니다. 이곳은 5호선 도심 방향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반대 방향은 위층으로 가야 합니다.
[8. 지하 3층 승강장 모습]
[9. 지하 2층 환승 통로]
가운데 있는 4줄짜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와 봤습니다. 2019년에 개통한 김포 도시철도와의 연결통로도 저 환승 게이트 바로밖에 설치되었습니다. 그나저나 김포 도시철도와 5호선 도심 방향의 환승은 환승 태그를 2번이나 해야 하는 막장 환승입니다. 9호선이 김포 연장되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죠…. 물론 그랬다면 지금쯤 막 첫 삽을 떴을 겁니다.
[10. 비밀의 승강장(?) 입구]
강력하게 봉쇄되었습니다.
[11. 지하 1층 대합실]
한층 더 올라왔습니다. 여기는 이제 대합실과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김포공항 청사와도 같은 높이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제 당장 밖으로 나가보...지는 않을 거고요. 2시간 뒤로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여행 동선을 짜다 보니 김포공항역을 두 번 지나쳐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역도 두 번에 걸쳐서 보고, 글도 두 변에 걸쳐 적으려고 합니다.
[12. 뒤돌면]
저 위치에서 뒤돌면,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서 있는 곳이 지하 1층이고요, 차례대로 되어 있습니다. 뭔가 가슴이 뚫리면서 비어 있는 거대한 공동에 압도당하는 기분입니다. 기둥도 무시무시하고요. 에스컬레이터도 무려 4줄입니다.
여담이지만, 원래 채광창을 설치하려고 했는데 예산 문제로 취소되었다고 합니다.
[13. 지하 3층 승강장 모습]
[14. 층별 안내]
요약
[15. 3개 노선의 환승역]
지금은 김포 도시철도까지 합세해서 4개 노선 환승역이 되었고요, 몇 년 뒤에 (2021년 기준, 2023년 1월 예정) 일산, 부천, 시흥, 안산을 연결하는 서해선 복선전철이 들어와 한국 최초 5개 노선 환승역이 될 예정입니다. 서울 서북부의 어마무시한 교통 거점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막장성의 정도도 어마무시해질 예정입니다.
[16. 열차 내부]
저는 그러면 이만, 어마무시하게 큰 역에서, 작은 역으로 가 보겠습니다. 한 정거장 떨어진 9호선 (일반 열차)의 종점, 개화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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