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간 날: 2017.08.01
수인분당선 (수인선) 달월역 | 역번호 K259 | 경기 시흥시 서해안로736번길 (월곶동) 소재
1965.05.01 개업 1994.09.01 폐역 2014.12.27 재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상대식, ㅁ||ㅁ) | 출구 2개소
그나저나 이 역에 도착하자 하늘이 개기 시작해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아침 내내 날씨가 우중충했는데 말입니다.
[1. 달월역 승강장]
달월역에는 평일 기준으로 하루에 열차는 166번 정차합니다. 하지만, 하루에 달월역을 이용하는 사람은 132명(2019명). 한 열차당 체한 명이 내리지 못합니다. 하루에 30번 이상은 아무도 이 역에서 타고 내리지 않습니다.
사람들로 엄청 붐볐던 지난 오이도역과 대비되게도, 저는 이 역을 답사하는 동안 본 사람은 단 4명. 여기는 수도권에서 가장 한산한 전철역인 달월역입니다.
[2 달월역 승강장 2]
일단 이 역은, 지평역이 개통하기 전인 2018년까지 일평균 승하차 인원이 전국에서 꼴찌였습니다. 하지만 2019년 지평역(114명, 2019), 2020년(52명, 2020) 임진강역이 차례로 개통하면서 무려 3계단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허점이 하나 있는데요. 지평역은 하루 12번, 임진강역은 하루 4번 열차가 정차합니다. 하지만 이 역은 하루에 166번이나 열차가 정차합니다. 열차 당 이용 횟수를 따지면 달월역이 압도적으로 적습니다.
이건 뭐, 기차 역의 통계를 갖고 와도 밀릴 판입니다. 일반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람이 적게 타는 역은 경부선 각계역인데요, 하루에 단 한 번 열차가 정차합니다. 하지만 2016년 이용객을 따져보면 481명으로 한 열차당 한 명 이상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달월역이 밀립니다.
(그나저나, 양심적으로 안평기지간이역 같은 곳들은 빼자고요…)
[3 달월역 역명판]
이러한 역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사실 이 역은 협궤철도 수인선 시절부터 있던 역이었습니다. 다소 늦은 1965년에 생겼지만, 협궤열차 폐지 직전까지 살아 있던 역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인선 복선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설하기로 결정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때 당시부터 이 역의 실패를 걱정하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 기사에 나온 철도공단의 변명에 따르면 향후 시흥시의 발전계획에 따라 지었다고 하네요. 아마 배곧신도시 수요를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4 달월역 대합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달월역은 승강장만 만들어 놓은 상태로 무정차 통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합니다. (2012.05) 하지만 이는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달월역 인근에 거주하는 월곶 1,2,3,4통 주민들 400여명이 피켓을 들고 달월 교회 앞에서 직접 시위에 나섰고(2012.06), 결국 달월역에 열차를 세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2013) 그렇게 1년여간에 마무리 공사 끝에 2014년 12월 27을 개통을 맞게 됩니다.
[5 역 주변 지도]
그런데, 이 역은 왜 그렇게 승객이 적은 것일까요? 지도를 보면 답이 있습니다. 일단 이 역 서편으로는 4호선, 서해선, 수인선 열차를 관리하는 시흥차량사업소가 있어서 완전히 동선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역 동편으로는 야산과 접해 있어서 넓게 개발할 부지도 넉넉하지 않아 보입니다. 있는 것은 자연마을 뿐입니다.
[6 시흥차량사업소]
만일 시흥사업소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놓는다면 어떨까요? 시흥기지 건너편에는 배곧신도시가 있습니다. 하지만, 육교를 건너야 하는 길이가 500m에 이르는 데다가, 역 바로 건너편에는 시흥 프리미엄 아올랫만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로 가려면 더 멀리 걸어야 합니다. 그냥 주변의 월곶역이나 오이도행 버스를 타는 것이 더 이득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름 역 앞에 진입로를 새로 뚫고 시흥시장도 방문하는 등 시흥시에서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7 달월역 개찰구]
이런 역에도 빠짐없이 개찰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승객이 적다고 해서 뭐가 빠지고 그렇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스크린도어까지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불필요한 예산으로 느껴지는 것은 기분 탓일까요?
[8달월역 이모저모]
달월역 앞의 모습입니다. 역사의 규모는 상당히 작지만, 출구는 무려 2곳입니다. 하지만 뭐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오른쪽 문과 왼쪽 문을 1, 2번 출구로 지정한 것입니다.
역 앞에는 무려 승용차 회자장까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기 사진 너머로 지나가는 덤프트럭이 찍혔군요.
[9 달월역 앞 풍경]
달월역에서 나와서 달월역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로, 역 앞에 있는 것은 논입니다. 인기척이 없어요. 게다가 근처의 공장들로 인해 역 앞으로는 대형 트럭이 지나가는 상황이었습니다. 참 쉽지 않네요.
아, 하나 다른 역 들에서만 당연한 얘기를 빼먹었는데, 달월역 앞은 물론 인근에도 버스정류장이 없습니다(?!!!) 무조건 전철을 이용해야 합니다.
[10 솔빛길]
달월역 앞산에는 그래도, 솔빛길이라고 해서 등산로가 있었습니다. 다른 블로그들을 보면 이곳에 올라 달월역과 시흥기지를 조명하는 구도가 나와서 저도 한번 올라가 보려고 했는데,,, 아뿔사. 여름인 것을 간과해 버렸네요. ㅠㅠ
[11 다시, 승강장]
다시 승강장으로 올라왔습니다. 정말 논… 입니다. 대충 반대편에서 오는 열차나 찍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저를 월곶역으로 데려다 줄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참고자료
수인선 달월역 건설 승인..."사람도 없는 빈땅에 웬 역사?" 뉴시스 2008..05.16
수인선 달월역 이용객 적어'개통 보류' 인천일보 2012.06.04
달월역 정차 요구 목소리 커졌다 경인일보 201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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