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에 얽힌 만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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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남동 소래포구역 || 협궤철도의 흔적을 찾아서 (소래역사관)

슈뢰딩거의 구름 2021. 2. 10. 05:39

다녀간 날: 2017.08.01

 

  수인분당선 (수인선) 소래포구역 | 역번호 K261 | 인천광역시 남동구 소래역로 (논현동) 소재 

  1937.08.05 소래역 개업  1994.09.01 폐업  2012.06.30 재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상대식, ㅁ||ㅁ) | 출구 2개소 

 

( 에서 이어집니다.)

 

 

 

여기서부터는 바로 인천광역시 남동구가 되었습니다.

 

 

[1. 소래포구]

철교 반대편으로 보이는 것은 소래포구입니다. 강처럼 생겼지만 요 일대는 엄연한 바다이고, 어선도 들어옵니다. 그냥 다리를 건너다보면 이렇게 지나가는 어선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2. 소래포구 앞을 지나가는 어선. 저 다리는 영동고속도로]

작은 수신시장이 형성되어 있어서, 저기 안으로 들어가면 소금기 나는 비린내를 맡을 수 있어요, 전철을 타고 싱싱한 해산물을 먹으로 올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또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로 많이 실망하는(?) 훈훈한 곳이라고 합니다. 뭔가 사진상으로는 좁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고 육지 쪽으로 들어가면 더 큰 시장 건물이 있어요.

 

 

[3. 장도포대]

소래철교를 건너자마자 반기는 것은 웬 잔디밭입니다. 자세히 보니까 그냥 잔디밭이 아니고 조선시대 문화유산인 장도포대입니다. 이곳 앞에 넓은 바다가 있었다는 몇 안 되는 중거입니다.

 

 

[4. 1919년 즈음의 소래의 해안선 지도, 국사편찬위원회 한국근대지리정보]

그래도 막 그렇게 오래된 문화유산은 아니더군요. 일본군의 침략을 막기 위해 고종 14(1877)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5. 소래철교]

수인선 열차가 오는 소시를 듣고 뒤를 돌아봤습니다. 구 소래철교와 신 소래철교 사이의 대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협궤 단선에서 표준궤 복선전철로 다시 부활한 수인선의 부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주위가 도시인지라 전철 선로 주위에 방음벽이 있을 법도 한데, 없네요.

 

 

[6. 소래역사관 전경]

철교를 다 건너고 나면 소래역사관이라는, 이 지역을 주제로 한 작은 전시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처럼 저도 도저히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답사 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도를 보면서 꼭 들려야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곳이었습니다.

 

 

[7. 건물 내부]

건물 안은 완전 천국이었습니다. 8월달의 여름 태양 아래서 돌아다니다가 들어왔으니 뭐 말 다했죠. 뭐 사진만 보면 아침에 흐렸다고는 상상조차 되지 않네요.

 

 

[8. 소래역을 형상화한 입구]

당연히, 요 역 내부는 수인선 협궤철도와, 이 일대에 있었던 역인 소래역을 주제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9. 1964 철도 시간표]

1964년도 철도 시간표도 있네요. 수인선에는 하루에 열차가 왕복 5번 다닌 모양입니다.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군요.

 

 

[10. 소금 전시물]

전시관 한쪽에는 소금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 일대에는 원래 소래염전이라는 엄청 큰 염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35년부터 1937년 사이에 일제에 의해서 강제로 준공되었고, 그 후 1996년까지 막대한 규모의 천일염을 생산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천일염이라는 방법 자체는 전통적인 게 아니라 1907(인천 주안염전, 사기 참조)에서 처음 조선에 도입된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 일대의, 소래염전과 군자염전( 사기 참조)에서 생산된 소금을 인천항으로 수송하기 위해 민간기업인 조선경동철도에서 건설해 1937년에 완공된 것이 바로 이 수인선 협궤철도입니다.

 

 

[11. 복원된 소래역 역명판과 협궤동차]

제가 생각하는 이 전시관의 하이라이트는, 과거 수인선 역명판과 협궤동차 내부를 재현해 놓았다는 점입니다. 비록 너무 현대적인 티나 나기는 하지만, 좁고 짧은 경전철 수준의 열차를 직접 올라가 보니까 수인선 협궤철교가 어느 정도 실감이 났고 제게 크게 다가왔던 경험이었습니다.

 

 

[12. 허기 7형 증기기관차]

전시관 앞에는 협궤철도를 달렸던 허기 7형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허기형이라는 말이 협궤의 협()와 기관차의 기를 합친 것이라고 합니다. 협궤용이라 그런지 크기가 좀 작습니다. 아기자기(?)하네요. 하여튼 1965년 디젤 열차의 도입으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13. 역사관 앞 도로 풍경]

역사관을 다 이렇게 둘러봤습니다. 비록 도로교통의 발달 앞에서 협궤의 단점은 명확했기 때문에, 협궤철길은 100년도 가지 못하고 철길은 없어졌습니다. 물론 당연히 반발이 있었고, 폐선 즉시 재개통을 약속하며 사라졌지만 IMF와 각종 예산 문제로 인해 20년이 지난 2020년에서야 완전 복원되었습니다.

 

 

[14. 구 소래역 모습]

이제 구 소래역의 화려한 부활, 소래포구역을 보러 갈 시간입니다. 소래포구역은 약 500m 정도 애매하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15. 소래포구역]

그나저나 이미 여기서 1시간이나 써 버렸기 때문에 시간 초과로 환승이 되지 않았습니다. ㅠㅠㅠ. 사실 원래는 30분만에 소래철교랑 역사관을 다 둘러보고 환승까지 챙길 계획이었는데 역사관에서 너무 몰입해 버렸습니다.

 

 

[16. 소래포구역 주변지도]

그렇게 눈물의 기본요금을 내고 버스 1정거장을 타서 소래포구역에 도착했습니다. 이 역은 아까 소래포구와는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역 앞에 있는 것은 어시장이 아닌 아파트, 신도시 상가입니다.

 

 

[17. 소래포구역 주변모습]

 관광지+신도시의 힘으로 이 역을 하루에 이용하는 사람은 만 천명 정도입니다. 절대적인 수치로만 보면 평균적이나, 수인선 안에서만 봤을 때는 전체 2위입니다.

 

 

[18. 꽃게 정류장]

버스 정류장에 꽃게(?)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홍 신기하네요.

 

 

[19. 대합실]

대합실은 다소 평범하게 생겼습니다. 가운데 통로가 있고 주위로 개찰구가 있습니다. 전 역인 월곶역과 다른 점은 한 쪽이 아닌 양 쪽으로 출구가 나 있다는 것. 그나저나 생각보다 승강장이 높아 중간에 한번 쉬었다가 올라가야 합니다.

그나저나 소래포구” 아니랄까봐 소래포구 도보 5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네요.

 

 

[20. 곡선 승강장]

승강장입니다. 살짝 곡선이 져 있습니다. 승강장은 얼핏 보면 쌍섬식 승강장처럼 생겼으나, 평범한 상대식 승강장입니다.

 

 

[21 역명판]

포구라는 것을 강조해 개통한 소래포구역 (구 소래역)입니다. 뒤로 역 너머의 논현지구 아파트들이 비칩니다.

 

 

[22. 스크린도어 없음]

수인선 안에서는 그나마 승객이 많은 곳인데 어째 이 곳보다 절반 적은 인원이 이용하는 월곶역 보다 스크린도어 설치가 늦네요. 저를 포함한 꽤 많은 승객들이 수인선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역사관까지 같이 다루다 보니 글이 좀 길어졌네요. 다음에는 짧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