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온 날: 2017.01.21
서울도시철도 9호선 봉은사역 급행정차 | 역번호 930 |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삼성동) 소재
2015.03.28 개업 | 2 승강장 2타는곳, ㅁ||ㅁ) | 출구 7개소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펴고 강남 부분을 잘 들여다 보면 웬 '봉은사'라는 사찰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강남 시내 한복판에 사찰이 있다는 것은 그렇다 쳐도 서울의 중심에 있는 지하철역의 이름이라는 건 그 과정이 뭔가 원만치 않았을 것 같은 냄새가 스멀스멀 나죠? 이 냄새의 원인을 규명해보겠습니다.
cf. 중간에 글 쓰다가 날려먹어서 처음부터 다시 써요 ㅠㅠ
S#.1 이번역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봉은사, 봉은사역입니다.
계속해서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하실 고객께서는 이번 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 9호선 급행열차 정차역 봉은사역
전 역인 종합운동장역에서 9호선 일반열차를 탄 저는 바로 다음역인 봉은사역에 내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악명높은 2호선과 환승역이자 급행 정차역인 동일 노선의 종합운동장역과 불과 1정거장 떨어저 있지만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엄청난 패기를 보여주는 역이죠.
승강장에 내려서 역명판을 찍었습니다. 역시 엄청 반되는 역명판이라 본인 얼굴이 나오지 않게 조심해서 찍어야 합니다. 그나저나 비환승역이고 전역이 급행정차역이지만 이 역에도 급행이 선다는 사실은 이 역의 중요성을 부각켜줍니다. 실제로 이 역을 하루에 평균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35,975명(2019년, 서울열린데이터광장)으로 같은 급행 정차역인 염창(33,295명)을 넘어요. 게다가 2015년 개통 이래로 아직 매년 일평군 이용객 수가 몇천명씩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역입니다.
◈ 승강장 이모저모
분명 저는 열차에서 내렸지만, 승강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네,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죠. 네, 빈 승강장 사진 찍기는 글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역은 급행열차와 일반열차가 같은 승강장을 사용합니다. 즉, 평범한 상대식 승강장의 구조라는 것이죠. 참고로 급행열차가 완행열차를 추월할 수 있는 시설은 다음 역인 삼성중앙역에 있습니다. (하지만 2020.03 현재 이 역에서 추월하는 열차는 없습니다. 출처)
◈ 대합실
이 승강장에서 한 층 올라가면 이렇게 대합실과 개집표기가 나타납니다. 전체적으로 약간 어두웠지만 천장 조명이 좀 특이하게 되어 있습니다. 오호라
그리고 개찰구에서 조금만 더 직진하면 이렇게 원형의(?) 광장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이제 팔방에 있는 출구 중 자신이 갈 방향을 선택하면 되요.
◈공공예술작품 『인 in 人』
아, 그리고 이 대합실 구석에는 공공미술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뭔가 중심축에 있고 스테인레스의 스틸이라는 외관 덕에 지나가는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힘이 있어요. 우리는 문화인이니까(?) 한번 감상하고 가야죠.
임도원 작가의 『인 in 人』이라는 작품입니다. 수많은 반짝거리는 철판 덕에 큰 얼굴 안에는 봉은사역을 지나치는 수 많은 이들의 모습이 비쳐집니다. 타인 안에 나를 수용하고 나 안에 타인을 수용해서 도시들의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에 대한 메세지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어요.
(작품 해석은 심규섭 화가의 글과 작품 안내판에서 가저와 필자 입맛대로 수정+첨가. 글은(심규섭. (2019). [기고 2] 미술 작품을 품은 지하철 9호선 여행, 교통과 예술의 조화를 꿈꾸다. 월간교통, (), 56-60.)을 말하는 것임.)
S#.2 이번역의 역명 제정의 이면에는 여러 단체간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영동대로와 봉은사로의 교차점, 봉은사역
예술작품도 구경했고, 이제 역 밖으로 나서보아요. 다행이 눈은 약간만 내리지만, 날이 많이 어둑합니다.
봉은사역은 사진에 보이는 코엑스교차로 아래 있습니다. 당연히 코엑스가 있지요. (사진 왼쪽) 강남에서도 손에 꼽히는 넓은 대로인 차로폭 50m 영동대로와 봉은사의 이름을 딴 봉은사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입니다. 사진에서 수직 방향 길이 봉은사로에요.
코엑스역사거리 북동쪽에 있는 3,4번출구. 새로 지은 노선이라 그런지 출구들이 애스컬레이터입니다!
영동대로를 건너서 길 건너 출구로 갑니다. 참고로 영동대로는 너무 넓은 나머지 도보로 건너가기 조금 불편합니다. 한번에 다 못 건너고 중간에 영동대로 한복판에 있는 교통섬에서 쉬어 주어야 합니다. 하긴, 50m+13~14차선은 한번에 건너기 부담스럽긴 합니다.
그나저나 출구가 전부 똑같이 생겨서 둘러보는 재미가 별로 없네요 허허. 역시 신설역의 위업. 여기는 봉은사로 갈 수 있는 1,2번 출구입니다. 1번 출구로 나와서 100m만 걸으면 봉은사가 있지만 저는 그걸 귀찮아서 안 갔습니다. 허허
그나저나 산도 아닌 데에 왜 사찰이 있냐고 물으실 수 있어서 얘기하는 건데 사실 봉은사 뒤편에 야트막한 산이 있어요. 지금은 그 산 위에 경기고등학교가 있어서 지도만 봐서는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그나저나 강남답게 역 주위로 초고층건물들이 많습니다. 적당한 놈을 잡아서 봉은사역 폴싸인과 찍기. 코엑스 건물군에 속한 41층의 아셈타워라고 하네요
◈앞: 코엑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7번출구. 7번출구는 다른 출구와는 다르게 지하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까 대합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야합니다.) 하지만 바로 코엑스 종합전시장과, 코엑스 스타필드몰(쇼핑몰)과 지붕으로 연결되어있습니다. 편리하죠? 따라서 코엑스로 가시려면 이 역에서 내려 7번출구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물론 저는 귀찮기 때문에(?) 코엑스 안도 안 들어가볼 작정입니다.
◈ 역명 제정 논란
자, 이렇게 이 주변의 두 주인공인 코엑스와 봉은사를 언급해보았는데요.둘 다 이 역 근처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이 역이름을 지을 때 애를 먹이게 되는데요
맨 처음은 '봉은사역'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이 구간 9호선을 공사할 때 이 역의 이름은 '코엑스역'이었습니다. 하지만, 개통 전 역명을 정하는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봉은사역으로 이름을 바꿔버립니다. 하지만 여기서 갑자기 상관없어 보이는(?) 개신교계의 반발로 사건은 시작됩니다. 근처에 인지도 높은 '코엑스'가 아닌 (개신교가 아닌) 특정 종교와 관련된 이름이냐는 것이죠. 즉 개신교측은 코엑스역으로의 환원을 요구합니다. "종교편향적이다"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역명 변경 가처분 신청까지 낸 것이죠.
하지만 반대측에선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일단 봉은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1200년이 넘은 사찰입니다. 특히 친불교 인사였던 조선 문종의 와이프 문정왕후가 팍팍 밀어줬던 절이기도 했어요. 막 근처에 있는 자기 남편무덤인 선정릉을 수호하는 사찰로 지정하기도 하고요. 일단 특정 종교의 성전의 차원을 넘어서 민족적 유산인 겁니다.
게다가 코엑스는 보기와는 다르게 한국무역협회 산하의 민간기업이에요. 코엑스를 역명으로 했다가는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일어날 겁니다.
아 물론 이런건 있어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전에 봉은사 미래위원장 직을 맡았던 적이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지방에는 대구은행역,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처럼 사기업의 명칭이 들어간 역이 있고 결정적으로 2호선 삼성역의 부역명이 코엑스의 이명이라 할 수 있는 '무역센터'입니다.
일단 지금의 사태로 봐서는 '봉은사역'이 우세해 보이죠. 그리고 개신교측의 역명변경신청은 각하되었습니다.
◈ 종교 분쟁으로 번지다.
하여튼 당시 이 논쟁은 막 나갔습니다. 어디까지 나갔는지 보여드릴께요. 개신교개가 봉은사의 친일사찰이라고 비난하고, 불교계는 개신교의 신사참배를 했다며 맞불을 놓는 등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개신교측 기사는 개신교계 언론사인 국민일보의 기사고, 이를 반박하는 기사를 내는 등 서로의 언론에서비난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하여튼, 이렇게들 다투시더라고요.
이만 저는 이만 다음 역으로 가겠습니다.
2020.03.15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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