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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이번역은] 송파 종합운동장역 | 야구장 반짝특수

슈뢰딩거의 구름 2020. 3. 14. 04:35

다녀온 날: 2017.01.21

 

 서울도시철도 2호선 종합운동장역  |  역번호 218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동) 소재 

 1980.10.31 개업  |  2 승강장 2타는곳, ㅁ||ㅁ)  |  출구 8개소 

 

 서울도시철도 9호선 종합운동장역  급행 |  역번호 930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동) 소재 

 2015.03.28 개업  |  2 승강장 2타는곳, ㅁ||ㅁ)  |  출구 1개소 

 

종합운동장역. 이름부터 스포츠의 냄새가 줄곧 풍기는 역입니다. 그러니까 스포츠 이야기를 좀 해야겠죠. 이번에는 스포츠와 교통입니다.

 

맨 처음의 사진이 보면 볼수록 좀 이상한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도곡역 답사기 쓰면서 아래 사진을 새로 만들었니다.

 

 S#.1  이번역은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종합운동장, 종합운동장역입니다.

◈ 승강장도 운동장 너비, 2호선 승강장

 

짜잔. 잠실나루역에서 전철을 타고 종합운동장역을 왔어요. 원래 잠실새내역을 들렀어야 했나 깜빡하고 못 내려서 여기까지 굴러들어오게 되었는데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이 역도 구경하기로 해요.

 

종합운동장역 안전문. 말 그대로 역 바로 앞에 잠실종합운동장이 있기 때문에 이 역의 이름은 종합운동장역입니다. 간단하지요?

 

 

이 역, 승강장이 다른 역들에 비해 상당히 넓습니다. 두 배 정도요. 운동경기가 끝나고 한번에 우수수 몰려오는 승객들을 대비해서 이렇게 넓은 승강장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보통 2호선을 타다가 이 역을 지나가면 넓은 승강장에 비해 한산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자세한 얘기는 데이터를 갖고 뒤에서 차차 다루도록 하고 일단 역 구경부터!

 

◈ 2호선-9호선 환승역 종합운동장역, 그리고 의외의 공통점

 

 

가만 보면 승강장 위에 금색으로 뭐라고 적혀 있죠? 그렇습니다. 이 역은 9호선과 환승역입니다. 당연히 9호선 급행이 정차합니다.

 

그나저나 2호선과 9호선의 공통점이 하나 있어요. 둘 다 각 노선에서 종점의 역할을 맡은 적이 있습니다. 2호선은 1980년 신설동-종합운동장 1차 개통의 종착역이었다가 1982년 교대역으로 2호선이 연장되면서 종착역이었고요,

9호선은 2015년 신논현-종합운동장역 9호선 2단계 연장개통으로 종점이 되었다가 2018년, 9호선 3단계 종합운동장-중앙보훈역 구간이 개통하면서 중간정차역이 되었지요.

 

사진이 찍한 답사 당시에는, 3단계 구간이 개통을 안 했기 때문에 9호선은 종점이었습니다.

 

일단, 환승통로 구경을 하러 위로 올라가봐요

 

 

일단 올라왔습니다. 거대하고 한산한 2호선 개찰구가 눈에 들어옵니다.개찰구 수는 많은데 한산하지요. 하지만 우리는 9호선 환승통로를 찾아 왔기에 조금 옆길로 가 보아요.

 

2호선 대합실

대합실 공간만 해도 넓게 비어있습니다.

 

◈ 2-9 환승통로! 환승해보기

 

 

9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일단 2호선 대합실로 올라 간 다음에, 이렇게 대합실 구석 끝까지 가야 해요. 만약에 2호선 삼성방면 끝에서 내리셨다면... 명복을 빌겠습니다. 하여튼 여기까지 오면 뭔가 끊어져 있을 것 같은 통로가 나타납니다.

 

약간의 통로를 걸으면 나타나는 것은 좀 많이 길어보이는 애스컬레이터입니다.

1980년에 개통한 2호선과 2015년에 개통한 9호선. 35년의 시간차이만큼이나 2호선을 지을 때 당연히 환승 대한 배려(?)는 없었습니다. 9호선 역은 상탕히 깊은 지하에 떨어져 있어요. ㅠㅠ

 

하지만 역안내도에는 2호선대합실(지하1층)과 9호선대합실 (지하1층) 사이를 이어준다고 되어 있네요. 웜홀인가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면 뭔가 공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네, 또 약간 몇10m 더 걸으셔야 합니다.

 

드디어 도착한 9호선 환승개찰구. 9호선의 일부가 민자 노선으로 운영되는 만큼, 정확한 이용승객 집계를 위해 환승게이트는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개찰구을 건넌 뒤 자기가 원하는 방향의 승강장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내려가시면 됩니다. 물론 저 때는 여기가 9호선의 종점이었기 때문에 개화방향만 표시되어있군요.

 

 

두 노선의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

 

전체적으로 종합해 보겠습니다. 환승은 다른 9호선의 환승역인 동작역(4-9), 당산역(2-9)처럼 막장 수준으로 엄청 긴 편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약간의 거리와 높이차가 있는 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 딱 이수역 느낌이에요.

 

딱 여기까지 보고, 다시 2호선 승강장으로 올라가서 아까 지나친 잠실새내역으로 갔어요.

 

 S#.2  이번역은 특정 오후 시간대에 승객이 폭팔적으로 증가합니다.

 

 

잠실새내역 답사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엉? 잠실새내역에서 버스타기 직전에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기상상태가 심각히 나빠졌습니다. 후레시도 안 켰는데 사진에 눈발이 찍히고, 길바닥에는 벌써 눈이 쌓일 정도.  (나 말고) 카메라의 안전이 걱정되는 상황! 이렇게 된 이상 빨리빨리 중요한 곳만 구경하자고요.

 

물론 직업정신(?)이 투철한 저는 출구사진은 빼 먹지 않습니다. 사진은 5번출구를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

 

◈ 원인: 종합운동장

 

 

일단 5번 출입구의 모습입니다. 이 출구는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잠실야구장이 있는 출구입니다. 필자도 야구보러 사람구경하며 이 출구로 올라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역의 이름이기도 하고, 그 넓은 승강장의 원인인 곳. 여러분은 지금 잠실종합운동장을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사진은  잠실야구장입니다. 다만 토요일임에도 눈 때문에 야구 경기 인파 구경하기는 글렸고 밖에서나 사진을 남기자고요.

 

◈ 독재정치, 스포츠, 김수근

 

그나저나 이 경기장도 박정희 전 대통령때 기획해서 세워진 거에요. 독제정권은 국민들의 눈을 스포츠로 돌리기 위해, 또는 경제성장을 이륙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흥보하기 위해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기 윈했습니다. 게다가 당시 1970년 아시안게임을 치르겠다고 덜컥 약속했다가 약속을 취소해 전 아시아적으로 욕먹은 사건도 있었고요. 마침 당시 잠실지구의 개발이 한창이었고 박 전 대통령은 이 지구 구석에 스포츠 경기장을 지으라고 명령했습니다. (1970년대 초) 1975년에는 김수근의 공간연구소에서 잠실운동장 기획에 관련한 용역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김수근 건축가는 한국 건축의 큰 거장으로 꼽히는 유명한 인물로 독재 정권과 연을 유지했던 사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조선백자의 곡선을 차용한 부드러운 곡선이 엿보이는 주경기장. 김수근씨는 이 건물의 완공은 보셨지만, 1986년에 타계하셔 끝내 여기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보지 못하셨다. (2)

 

그리고 1976년 국민들이 유신독재정권에 염증을 느낄 시점이었죠. 마침 하계 올림픽이 열린 해였고요. 그동안 대외비였던 잠실종합경기장 건설을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합니다. 그리고 종합운동장 설계 공모를 했고, 이 기획을 미리 알고 있었던 김수근 건축가가 당선되었고, 그는 올림픽 주경기장을 맡아 설계했습니다.

 

멀리서 찍은 잠실야구장

 

주경기장은 6년  10개월의 공사 끝에 1984년 9월에 완공되었고, 그리고 이 곳에서 86아시안게임과 88하계올림픽이 계최되었고요. 이 운동장 바로 건너편의 아시아선수촌아파트가 세워졌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대로요.

 

◈ 야구장 특수라는 빼도박도 못할 증거

 

이번에는 데이터 관점에서 바라보겠습니다. 2호선 데이터만 있어요.

일단 서울교통공사 자료실에서 2018년 월별 데이터와 2019년 06.24~06.30간의 일별 데이터를 갖고 왔습니다. 왜 6월 말이냐면요 그냥 아무거나 임의로 고는 날자입니다. 데이터는 액셀로 처리했습니다.

 

월 별 그래프입니다. 최저인 2월과 최고인 5월의 승객수가 2배 넘게 차이납니다. 2월은 비성수기고 5월이 나들이철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운동장 효과가 눈으로 들어옵니다. 바로 옆의 삼성역이 연중무후 일정한 것과 아주 대비적인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일일 승하차 통계입니다.

 

 

엑셀을 통해서 월~일의 그래프를 비교했습니다. 뭔가 오후에 중간에 거대한(?) 피크만 없다면 평범했을 것 같은 그래프입니다. 마침 월요일에 거대한 피크가 없습니다. 그 대신 월요일의 세로축 눈금의 간격이 다른 날에 비해 좁아요. 왜냐면요 월요일에는 야구경기를 안 하거든요. 그래서 거의 주변 지역 아파트의 수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24일(월)

 

그 말고 다른날에는 거대한 두 개의 피크가 있습니다. 평일에는 18~19시에 거대한 하차피크가, 20~22에 거대한 승차 피크가 있어요. 네, 프로야구 시작시간(18시 30분), 종료시간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주말에는 야구를 17시로 댕겨 하기 때문에 피크가 당겨진 것이고요. 그리고 역시 주말인 토요일 밤에 피크가 가장 높은 걸로 보아 이 때 야구를 많이 보러 오나 봅니다.

 

보통 야구 경기만 없다면 한시간에 1000명정도 이용하나, 야구로 인해 시간당 5000명에서 심하면 8000명까지 이용하는 모습을 여러분은 보고 계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역 주변에는 야구장 말고 주경기장도 있기 때문에 주경기장에서 대형 이벤트가 일어나면 승객 수가 급증합니다.

 

하여튼 그래서 총 하루에 이용하는 전체 이용객은 2호선 33,420명 9호선 11,546명 (2018년기준) 수준이고요, 그래도 준수한 수준에 이용객수를 보여 주는 역입니다. 물론 저 특수시간대에 많이 몰려있지많요. 

그리고 이 역은 이용객수가 2호선 3.4만여명 일대를 몇 년간 유지했지만 2019년에 2호선 28,360명, 9호선 8919명으로 감소했는데 아마 9호선 연장개통으로 인한 환승수요 감소가 주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잠실야구장 이전계획. 출처:서울시 보도자료 (3)

 

아, 그나저나 이 종합운동장 일대가 너무 노후화되었기 때문에 이전 및 재건축(잠실야구장) 및 리모델링(주경기장)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삼성역과 이 역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SID) 개발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인데요. 아마 이 공사가 시작하면 종합운동장역의 수요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다시 역 주변을 둘러봅시다.

 

 S#.3  2호선 성수, 사당, 9호선 고속터미널, 중앙보훈병원 방면으로 가시거나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하실 고객깨서는 이번역에서 갈아타시기 바랍니다.

 

종합운동장 측에 있는 7번출구와 8번출구의 모습. 비로소 8번출구까지 걸어가야 개찰구가 있습니다. 이 출구로 들어가서 반대편 출구도 마저 구경하자고요

 

◈ 2호선 대합실

 

 

야구장 아니랄까봐 역 안에 이렇게 야구장 배경으로 사진찍는 곳도 있습니다.

 

 

이것은 종합운동장역의 삼발이 개찰구. 뭔가 이쪽 개찰구는 처음부터 있었다는 그런 기분을 풍깁니다.

 

 

자, 반대편으로 올라왔습니다. 사진은 4번 출입구. 지하 구경을 마치고 나니 다행이 눈이 그첬습니다. 만세!

 

 

이쪽에도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뭔가 야구공을 적절히 응용한 디자인! 그나저나 여담이지만 종합운동장 앞 도로(올림픽로)는 딱 이 역 위에서만 중간분리대(?)가 2개인 좀 특이한 넓은 구조로 되어 있어요. 삼성역방면도로 | 잠실역방면도로 | 잠실역방면도로 이렇게요.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올림픽이랑 관련은 있을 것 같은 느낌

 

길 건너에서 찍은 잠실야구장의 모습

도로가 뭔가 좁아보이면서도 상당히 넓습니다.

 

4번출구 건너편 3번출구를 담았습니다.

 

2번출구와 1번출구

1번출구는 에스컬레이터 설치중이었습니다.

 

◈ 숨겨진 9호선 9번출구를 찾아서

 

자, 이제 2호선측은 다 둘러보았고요. 9호선으로 갈 차례입니다. 9호선이 개통되면서 9호선 대합실과 연결된 9번출구가 하나 개통되었거든요. 그리고 갈 껍니다.

 

 

아까 그 곳에서 조금 더 직진하면 이러한 공간이 나오게 됩니다. 여기서 오른쪽 숲(아시아공원)으로 들어가야지 9번 출구가 나타납니다. 요묘하게 이게 길가에서 떨어져 있어서 길에서는 잘 가려 출구가 안 보입니다.  저도 역시 잘못 들어가서 아시아공원을 한참 해매다가 이제 포기해야겠다 싶었을 즈음에 딱 하고 나타나더라고요.

 

 

정확히는 이 지도를 발견했죠. 왠쪽 아래 9번출구를 놔두고, 저는 야외공연장 쪽으로 가서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찾은 9호선 9번출구. 뒤에 연하게 큰 길(올림픽로) 있는 거 보이시죠?

자, 이제 여기로 들어갈 껍니다.

 

 

늦게 지어지고 2호선 밑을 파고 내려가야하는 9호선답게, 이리저리 애스컬레이터와 통로가 이어집니다. 근데 그니저나, 근처 종합운동장 사거리에 있는 지하보도인 아시아중앙지하보도와 9호선 대합실이 연결되어 있더군요. 9호선 이용하실 때 힘들게 구석진 9번 출구를 이용하실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근데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이런 정보가 안 적혀 있습니다.

 

지하도 출입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래도 지하철을 탈 수 있다고 표지판에 표시는 해 뒀어요.

 

그리고 나온 9호선 개찰구. 여기서 카드를 찍고 다시 한번 내려갑시다. 개찰구가 상당히 넓습니다. 저 기둥 뒤까지 있어요.

 

그리고 개찰구를 찍었으면 다시 내려가야 해요. 허허

 

그러면, 비로소 아까 왔던, 2호선 환승개이트가 있는 곳에 당도하게 됩니다. 저는 이제 승강장으로 곧바로 내려가보겠습니다.

 

◈ 9호선 종합운동장역 승강장

 

승강장의 모습. 세련뒨 분위기가 납니다.

 

종합운동장역 승강장

그리고 9호선 종합운동장역사를 보면 전체적으로 기둥이 엄청 많은데, 상부의 2호선 구조물을 떠받들기 위한 기둥이라고 합니다. "가교형 강제 받침 공법"이라는 공법을 사용했다는데, 자세한 것은 여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블로그를 참조하세요.

 

이 일대가 2호선 아래를 통과하고 또 하천이였던 곳이이여 지반이 약해 공사 난이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하더군요.

 

 

환승역답게 9호선 급행열차가 이 역에 정차합니다. 다만 승강장은 상행1개 하행1개인 평범한 상대식승강장 (ㅁ||ㅁ 구조)이기 때문에 급행과 완행 열차를 타는 곳은 같아요.

 

 

9호선 역명판. 이번 연장구간의 역명판은 다음과 같이 만들어 졌는데요. 이게 문제가 유리가 있어서 자꾸 내 모습이 비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 이제 9호선 열차를 타고 다음 역인 봉은사역으로 힘껏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2020.03.14 작성


출처

 

서울도시계획이야기 | 손정목 저

(1) 瓷器型(자기형)의 亞洲(아주)최대 메인스타디움 蠶室(잠실) 綜合(종합)경기장 위용을 본다매일경제 | 1984.09.26 

(2) 韓国(한국)의 名建物(명건물) (29) 蠶室(잠실) 올림픽 스타디움경향신문 | 1985.05.21 

(3) 서울시 보도자료 새로운 잠실야구장 어떻게 지을까 서울시, 전문가 공개 워크숍 | 2017.11.21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