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간 날: 2017.10.12
서울 도시철도 9호선 등촌역 | 역번호 909 | 서울특별시 강서구 공항대로 (등촌동) 소재
2009.07.24 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상대식, ㅁ||ㅁ) | 출구 8개소
9호선. 참 유별난 노선입니다. 경인선과 더불어, 전국에서 유이하게 급행열차를 운행하는 노선입니다. 그리고, 이것보다는 출근시간의 지옥철로 유명했던 노선입니다. 오늘은, 이 노선의 탄생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또. 베이징 지하철은 16호선, 상하이는 18호선 광저우는 21호선도 있는데 서울은 9호선까지만 짓고 더 안짓냐...라는 호기심. 한번 쯤 있으실텐데요. 이 질문도 같이 해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지도]
[1. 승강장]
인접역인 염창역에서 9호선 일반열차를 타고 바로 한정거장 떨어진 등촌역에 내렸습니다. 일반열차만 정차하는 비 환승역이네요. 8량짜리 직선 승강장이 쭉 뻗어 있는 모습이 뭔가 “언제 저기까지 다 찍냐” 라는 회의감이 들어요. 다 둘러보는데 몇 분이 걸렸는지는 후술.
[2. 역명판]
염창보다는 덜 직관적인 지명을 갖고 있는 등촌역입니다. 등촌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마을 지형이 산등성이, 즉 등마루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등마루골, 한자로 등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등촌동 경계에 역이 있어서 염창동, 목동에 속한 출입구도 있습니다.
이 역 주위는, 경기도 양천현에 속한 시골이었다가, 서울에 편입되면서 주택과 공장이 들어선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아까 염창역처럼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대충 섞여 있는 형상을 보입니다. 일일 이용객 수도 20543명으로 염창(급행정차, 2019년 기준 33295명)와 대충 비슷합니다. 등촌역 쪽이 도로교통이 발달했는데도 이러한 차이가 나는 걸 보면 급행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하여튼, 이것 밖에 설명할 게 없으니까, 조금 따른 이야기를 곁들여서 해 보겠습니다. 9호선에 관한 긴 이야기, 더 나아가 21세기 서울 지하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 2기 지하철 계획]
사진출처:
首都圈(수도권) 市民(시민)의 便利(편리)한 擺撥馬(파발마) 電鐵(전철) 登場(등장)! | 경향신문, 1974.08.15 전단광고
급격한 이촌향도 현상은 도시문제를 심화 시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1975년부터 1985년까지 123.5km, 107개역을 건설한 1기 지하철 (1, 2, 3, 4호선)만으로 교통난을 해결하기는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1기 지하철을 보조하면서, 지하철 음역지역을 커버하기 위해 2기 지하철 계획이 등장했고, 실현되었습니다. 1990년부터 2002년까지 152km, 148을 건설하게 됩니다. (5, 6, 7, 8호선과 2호선 신정지선, 3호선 양재-수서, 지축-구파팔, 4호선 상계-당고개)
사업구분 | 사업개요 | 연장(km) | 사업기간 | 동일한 시기의 전철사 |
제1기 | 1호선 신설 2·3·4호선 신설 |
8 110 |
‘71~’74 ‘78~’85 |
경인⋅경수선 전철화 |
제2기 | 2·3·4호선 연장 5·6·7호선 신설 |
15 145 |
‘89~’93 ‘90~’97 |
과천⋅일산⋅분당선 신설 |
[표: 당시 지하철 투자실적. 출처: 9호선 건설지]
사업구분 | 교통측면 | 도시개발측면 |
제1기 (1호선) | 경인·경수전철의 연장노선으로 도심과 경인지역 연결 | 경인지역의 공업과 인구성장에 기여 |
제1기 (2·3·4호선) | 시내버스에 의한 도심방향 대중교통승객 처리능력의 부족문제 해소 | 강남 신시가지 개발촉진 (테헤란로의 대형건물 신축 효과 포함) |
제2기 | 지하철 중심의 대중교통체계 기여 | 대중교통 접근도 향상에 따른 기존 도·부 심의 다핵화 촉진 |
[표: 각 사업별 효과 출처: 9호선 건설지]
[1994년 3월 21일 서울시에서 확정 지었던 제3기 지하철 노선망도]
하지만, 서울시의 교통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2002년 월드컵 등의 대회도 있었고요. 그래서 1991년, 서울 3기 지하철 계획이 등장하게 됩니다. 서울시의 다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기존 철도망으로 부족했던 이들간의 연계를 강화하고, 광역화에 부응하며, 지하철 위주의 교통체계를 만드는데 일조하도록 선정되었습니다. 물론 기존 음영지역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서울의 3대 도심이 종로, 영등포, 강남입니다. 여기서, 9호선은 영등포-강남, 10호선은 영등포-종로, 11호선은 영등포-종로-강남을 연결하도록 짜여 져 있다는 점에서 다핵화 유도라는 목표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9호선은 공항철도와 수도권 순환전철, 김포 연장 11호선은 인천지하철 3호선 연장, 12호선은 분당선 등
수많은 연구 용역과 주민 공청회를 거쳐 1994년에 기본계획이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서 각 노선의 목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9호선
- 서울의 강남지역을 동서방향으로 횡단하는 간선노선에 해당
- 여의도와 강남을 직결하여 다핵화에 기여
- 서측과 동측은 각각 김포와 하남을 연결하는 수도권전철의 추가가 가능
- 강남구간은 극심한 혼잡이 예견되는 인접 2호선 구간의 대체 기능수행
10호선
- 경부고속전철의 현 서울역과 남부역을 경우
- 도심과 영등포(부심)을 직결
- 독산동과 장안동 일원에 지하철 접근도를 제공
11호선
- 도심과 강남(부심)을 직결
- 남가좌동과 도심간의 지하철 접근도를 제고
- 목동과 난지도의 개발을 촉진
12호선
- 분당선(분당-왕십리)의 집산기능을 담당할 연장노선에 해당
- 서울동부의 남북방향 간선노선의 완성
- 통일 후에는 경원선 왕십리-성북구간의 수도권전철열차를 흡수하여, 경원선이 지역철도로서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함
3호선
- 강남구와 강동구 접점지대의 3,5,8호선을 상호 연결
-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지하철 접근도 제공
그럴싸하죠? 하지만 우리는 10, 11, 12호선은 들어본 적이 없는 걸요. 네. 백지화되었습니다. 일단 이야기 조금만 하고요.
1997년 3월, 논란이 적고 사업 타당성이 9호선과 3호선 연장을 조기착공하기로 결정하고, 주민 공청회를 열게 됩니다. 여기서 차량기지 내 개화역과 공항시장역이 추가됩니다.
또, 당시 건설되던 2기 지하철 역들은 이 3기 지하철과 환승할 것을 대비해 건설되었는데요, 이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IMF 사태가 터지다.]
1차출처: 나무위키
2차출처: 괴로운 여성딜러 | 동아일보, 1997.12.11
1997년, 이미 1~8호선을 건설하면서 많은 부채가 쌓인 상태에서 Imf 사태로 인해 예산이 부족해지게 됩니다. 98년 6월,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고건 서울시장 당선자의 지시가 내려졌고, 9호선을 제외한 10, 11,12노선 노선을 연기가 아닌 전면 백지화하고 경전철, 모노레일 등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1998년 8월, 10호선, 11호선은 건교부의 광역전철 5개년계획으로 편입되며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됩니다. (현 신분당선, 신안산선). 12호선은 나중에 동북선 경전철로 추진하게 되었고요.
[광역철도 신선건설 계획]
또한, 9호선을 한번에 짓지 않고, 구간을 1단계, 2단계로 나눠 1단계부터 짓기로 한 것도 이때입니다. 또, 여기서 건설 비용을 줄이기 위해 9호선의 토목 부분을 제외한 건축, 전기, 선로, 신호 등의 상부구조를 민간 기업이 건설하고 운영하도록 하게 됩니다. 2001. 12. 29에 서울시 주도로 노반공사가 착공되었고, 민간업체에 의한 상부 건설은 2006. 06. 23에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9. 07. 24에 9호선 1단계가 개통했습니다.
하지만, 이 결정은 9호선을 지옥철로 만들어 버리고 마는데… (대충 증미역 답사기에서 계속 이어진다는 뜻)
[3. 구조]
역의 주 출입구는 등촌사거리 위치하고 있는데, 중앙 버스정류장이 있는 동쪽으로 3, 4번출구가 삐져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대합실도 동측/서측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대충 승강장 양측 맨 끝에만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요. 모든 출구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상당히 걸어야 하는 것이죠.
[4. 3, 4번 출구측 대합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다 돌아봐야죠.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일단 동측 대합실로 올라왔습니다.
[5. 3,4번 출입구]
출구는 특별히 설명할 게 없네요. 공항대로 상에 있고, 중앙버스전용차로 상의 등촌역.강서보건소 정류장과 연계됩니다.
[6. 중앙버스정류장]
사람이 많네요. 아. 할 말이 없습니다.
[7. 등촌사거리 일원]
한 400m 정도를 걸어서 서부역사(?)가 있는 등촌사거리 쪽으로 왔습니다. 실은 삼거리라고 하는 게 적당할 것 같습니다. 등촌로와 공항대로가 만나는 삼거리와 공항대로와 공항대로59길이 만나는 삼거리가 아주 가까이 붙어 있습니다.
원래 서로 연계가 안 되는 삼거리였지만 (59번길->등촌로 진행불가), 2019년쯤에 공사해서 지금은 찌그러졌지만 완벽한 사거리가 되었습니다.
또, 이 사거리는 양천구 목3동, 강서구 등촌1, 2동, 염창동이 만나는 교차점이기도 합니다.
[8. 출구 모음]
출구들도 열심히 돌았습니다.
그나저나 9호선은 여기서부터 공항대로와 작별하고 공항대로59길을 따라 평행이동해 다음 역부터는 양천로를 따라 김포공항으로 가게 됩니다. 9호선 무시하고 공항대로를 따라 가면 5호선 발산, 마곡, 송정, 김포공항역이 나옵니다.
[9. 조형물]
동네 무슨 단체에서 만든 비석이 있네요.
[10. 1, 2번출구]
신기하게 2번출구는 옆 건물의 공간을 이용해 건설되어 있네요.
[11. 승강장]
이 역에서 증미역까지는 연계가 부실한 관계로,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이를 위해 다시 등촌역 승강장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역이 길어서 여기까지 둘러보는데 꼬박 20분이 걸렸네요.
네, 다음역에서 마저 보도록 하죠!
참고문헌
서울지하철 9호선 건설지 | 서울특별시 도시시설기반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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