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에 얽힌 만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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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수도권

미추홀 숭의역 || 다른 시공간의 세 철도역

슈뢰딩거의 구름 2021. 2. 16. 20:07

다녀간 날: 2017.08.01

 

  수인분당선 (수인선) 숭의역 | 역번호 K270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주대로 (용현동) 소재 

  1937.08.05 인천항역 개업  1973.07.14 폐업 2016.02.27 재개업 | 2승강장 2타는곳 (상대식, ㅁ||ㅁ) | 출구 3개소

 

 

 

인천항역, 남인천역, 수인역, 남부역, 숭의역. 이 일대의 존재하는 세 철도역들의 이름입니다. 하지만, 이 세 역들은 역할도, 규모도 달랐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존재합니다.

 

오늘 둘러볼 역은 숭의역입니다. 이날 출사에 있어 마지막 역이기도 하니 출구가 보인다라는 심정으로 글을 써 나가게 될 것 같네요.

 

 

[1. 숭의역 역명판]

숭의라는 지명은 해방을 경축하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신포(새로운 포구)”도 그렇고 간단명료한 이름이네요. 좋습니다.

출처: 미추홀구청 누리집 > 미추홀구 > 미추홀구 역사 > 동명유래

 

 

[2. 숭의역 승강장]

승강장에는 황토 빛깔의 조형물이 중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신포역과는 색깔만 다른 동일한 조형물입니다.

 

 

[3. 스크린도어]

지금은 그저 평범한 수인선의 중간 정차역이지만, 1937년 협궤열차 수인선이 처음 생겼을 때는 이 곳이 협궤열차 수인선의 종점이었던 곳입니다. 수인선과 경인선은 별개의 노선으로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4. 구 인천항역. ]

그 당시 이름은 인천항역이었습니다. 현재 숭의역에서 서쪽으로 500m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1948년 광복 이후 수인역으로,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에는 남인천역으로 개칭되었기 때문에, 참으로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역이 아닐 수 없네요. 하지만, 1973년 인천항 확장으로 남인천-송도 구간의 협궤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폐지되었습니다.

 

 

[5. 주변 철도 지도]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남인천역 폐지 직후 비슷한 장소에 새로운 철도역이 들어섰습니다. 남부역, 또는 인천 남부역, 남인천역으로 불리는 이 역은 공식적으로는 드넓은 인천역의 내부에 속하지만 우리가 아는 인천역에서 3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별개의 역으로 취급되었습니다. 하지만 편의상 계속 남부역으로 호칭하겠습니다.

 

[6. 주변 지도]

이 역의 목적은 인천항(석탄부두, 3부두)와 동양화학 공장으로 들어가는 철길( 사기참조)을 관리하는 용도였고, 하지만, 입영열차를 탔다는 기록도 있는 것으로 보아 한동안 여객취급도 했던 모양입니다.

출처: 골목, 살아[사라] 지다, 유동현, 바이에듀

 

 

[7. 구 남부역. 출처: 디아 공용]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역에서 스위치백 비슷하게 열차가 운행된 점입니다. 남부역과 주안역을 잇는 주인선이 90년대 폐선되면서, 인천역에서 석탄부두로 가기 위해서는 이 곳 남부역에서 열차 방향을 바꿔야 했습니다. 바로 가는 선로가 없었던 까닭인데요, 그 명확한 이유는 찾지 못했습니다.

 

 

[8. 화물삼각선 지도, 철도공단 보도자료]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렇게 석탄 먼지 날리는 화물열차가 주택가 지역 깊숙하게 운행하면서 역 주변 지역 주민들을 괴롭혔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20121213, 더는 남부역까지 와 열차를 돌리지 않게 끔 우회 선로가 개통시켰습니다. (화물삼각선). 쓸모 없어진 남부역은 빠르게 철거되었고, 현재 LH미추홀 아파트가 들어선 상태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것은 남부역 삼거리라는 이름밖에 없네요.

출처: 수인선 복선전철 인천항 인입 화물삼각선 개통, 한국철도시설공단 보도자료 2012.12.13

 

 

[8. 대합실 - 1]

그리고 2016, 지금 제가 서 있는 복선전철 수인선 숭의역이 개통되었습니다. 이전에 있었던 상당히 추상적인(?) 명칭 대신, 구체적인 동의 이름을 가져다 사용해 역을 만들었습니다.

 

 

[9. 대합실 - 2]

답사 기준 개통 1년이 안 된 시점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역 안이 깨끗했습니다. 중간 대합실 기둥도 디자인적 요소를 가져다 놓은 것도 역시 최근에 만들어진 역 다웠습니다.

 

 

[10. 숭의역 1,2,3번 출구]

숭의역 출구 자체는 뭐 그렇게 특이하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 역 주변이 좀 특이합니다. 인천 원도심의 적당한 외곽 + 고속도로 종점 인근에 있었던 특성상(추측), 과거 인천 버스터미널이 이 동네에 있었다고 합니다.

 

 

[11. 숭의역 앞 육교에서, 현재 육교 철거됨]

경인고속도로의 종점도 이 역 인근에 있었습니다. 사진 너머 작게 보이는 사거리가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의 종점이었습니다. 제가 답사할 때 까지만 해도 말이죠. 하지만 201712월부로 경인고속도로 인천 시내 구간(서인천-인천)이 고속도로에서 해제되면서 더 이상 고속도로가 아니게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경부선 한남-양재처럼 대충 고속도로로 인식되지 않을까 싶네요.

 

 

[12. 옐로우하우스 입구 (용현동 집장촌)]

터미널이 있으니, 유흥가도 있었습니다. 이 역 4번출구 근처는 유명한 집장촌 (일명 옐로우 하우스)이었습니다. 입구에서만 사진을 찍었는데 느껴지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성매매 업소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4번 출구 앞에는 청소년 출입금지 표지판이 설치되어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2021년 현제 재개발로 싹 다 없어졌다고 합니다. 재개발의 힘은 무섭습니다

 

 

[13. 숭의역 위의 능안삼거리]

이상으로, 201781일에 진행한 수도권 서남부 출사 답사기를 모두 작성했습니다. 더 나은 답사기로 조만간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에필로그: 동인천역]

그나저나 출사가 끝났으니 저는 집에 가야 했고, 그렇게 버스 타고 동인천역에 갔습니다. 근데 정작 동인천역은 제대로 답사하지 않았네요. 시간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수인선 답사여서 진짜 수인선만 답사했나 봅니다.

하여튼 (당시 기준으로)갓 도입된 경인선 특급열차도 타 보고 룰루-랄라 집에 들어갔다는 후문입니다.

 

진짜 끝